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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 성 칼럼]평생 촉촉 호르몬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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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1호 편집팀⁄ 2010.11.03 17:49:14

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내분비학 전임, 인제대 백병원 산부인과 외래 조교수 역임) 내가 힘들거나 심심할 때, 난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커피를 마시거나 음악을 듣는다. 즉 나를 위로해주는 것은 책과 영화, 음악, 커피이다. 이것은 언제나 내가 찾으면 옆에 있고, 나와 함께 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친근하다. 자다가도 잠이 안 올 때, 아무도 옆에 없는 공휴일이나 명절에도 항상 내가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거나,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어떤가? 정말로 필요할 때면 항상 옆에 없다. 비가 오는 날, 스트레스를 받은 날, 술이 마시고 싶은 날, 멀리 떠나고 싶은 날, 인생이 갑자기 허무해지는 날, 너무 외로운 날 항상 옆에 없다. 결국 인생은 혼자라는 생각만 강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누구도 필요 없는 날에는 나한테 놀자고 한다. 결국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상대에게 내가 필요한 사람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내가 필요할 땐 없고, 자기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 달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매우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초콜릿은 매우 맛이 있다. 술도, 커피도, 섹스도 매우 맛이 있다. 하지만 맛이 있다고 계속 먹으면, 행복해지고 갈증이 해소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상하게 매우 맛있고 자극적인 것은 사람을 더 갈증 나게 하지, 사람을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한번 함께 잔 여자는 반드시 죽였다는 왕이 1000일 동안이나 한 여자와 함께 한 이유는? 유명한 사람들을 보면서,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이혼하거나, 돈이 많은데도 성중독증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다. 아무리 돈을 많이 갖고, 아무리 유명해도 결코 인간이 그것만으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 중에 가장 섹시하다고 자타가 공인한 안젤리나 졸리나, 남성 중에 가장 섹시하기로 유명한 브래드 피트는 정말 선남선녀이고, 너무나 잘 어울려 보인다. 돈도 많고, 연기로서도 성공했고, 많은 아이로 다복해 보이는데도 그들은 이혼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가 다시 결혼을 한다고 했다가를 반복한다. 무엇하나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너무 강해서 브래드 피트가 편안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전 부인에게로 갈 거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섹시함도 중요하지만 편안함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섹시함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결국 오래 가려면 편안함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1시간에 돈을 몇 억씩 번다는 타이거 우즈도 섹스중독증으로 치료를 받고, 결국 몇 천억원을 위자료로 주면서 이혼을 했다. 미인과 결혼했고, 미인만 골라서 연애를 했는데도, 한 사람에게 안주하지 못했다. 단순히 타이거 우즈가 섹스중독이어서 그랬을까? 그가 만난 여인들에게는 문제가 없었을까? 한 인간을 돈으로만 생각하고, 인간적으로 이해하거나, 사랑하지 않아서 그러지는 않았을까? 그러면 사람에게 편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옛날에 한 번 잠자리를 한 여자는 다시 잠자리를 하지 않고, 죽이는 왕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여인을 만났다. 그런데 그녀를 죽이지 않았다. 계속 계속 밤마다 불렀다. 그 이유는 그녀가 매일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이야기가 또 듣고 싶었고, 계속 계속 가다가 결국 1000일을 채웠고, 그녀와 결혼했다는 얘기다. 결국 그 왕에게는 하룻밤의 섹스 파트너는 필요 없고, 자기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줄 대화 상대가 필요했다는 얘기였다. 하룻밤 호르몬은 격렬-짜릿하지만 유효기간 짧고 가슴 촉촉이 적시는 감동 호르몬은 유효기간 없으니 하룻밤 잤다고 질투나 하고, 자기에게 의무감을 지우는 머리가 빈 예쁜 여자는 필요 없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이번 추석 연휴 때 아침마당에서 대통령과 영부인이 나왔는데, 영부인이 남편에게 가끔 써 주는 편지를 갖고 나왔다. 그 편지에는 파도 얘기가 나왔다. 파도가 계속 치는 이유는 파도가 쳐야 바다 속에 사는 플랑크톤에게 산소가 공급된다는 얘기였고, 지금 힘들어도 그런 파도가 있어야 산소공급이 되고, 깊은 바다 속이나 바닷가에서 먼 곳은 조용하다는 비유였다. 결국 남편을 격려하거나 위로하는 편지였다. 그것은 다른 형태의 감동이었다. 힘들 때 그런 식으로 비유하면서 남편을 격려하는 현명한 아내의 이야기였다. 부부에게는 이런 감동이 필요하다. 사람은 사랑과 감동과 행복을 먹고 산다. 하지만 사랑의 속성은 뜨거워서 결국 식게 마련이다. 식은 사랑이 다시 덥혀지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은 호르몬 때문인데, 가슴을 뛰게 하는 호르몬은 유효 기간이 6개월에서 길어야 3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 그것은 우리 몸이 그렇게 생겨 먹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이 식은 자리를 채워줄 다른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감동이고 행복이다. 그 사람을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계속 연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 주어서, 갈증을 해소해 준다. 그것은 가슴을 뛰게 하는 호르몬과 다른 호르몬이다. 가슴을 뛰게 하는 호르몬은 페닐에틸아민과 도파민이고, 마음에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은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이다. 서로 역할이 다르다. 옥시토신과 엔도르핀은 유효기간이 따로 없다. 노력한 만큼 나온다. 우리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듯이 행복과 충만함과 편안함을 함께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고, 그리고 항상 만족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것은 그때 당시는 좋지만, 오래가기 힘들다. 남자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궁금하게 만들고, 감질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찬도 매일 바꾸고, 옷이나 화장의 스타일도 바꾸고, 가끔 가구의 위치도 바꾸고, 자꾸 변화를 주어야 한다. 그래서 재미있고 행복하고, 예측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때는 춘향이처럼 절개를 지키는 여자처럼 행동하고, 어떤 때는 클레오파트라처럼 장미향을 이용해서 남자를 유혹하고, 어떤 때는 양귀비처럼 방중술로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고, 어떤 때는 팜므 파탈처럼 매혹적인 악녀로 변장해서 질투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식사 때 와인이나 소주를 준비하기도 하고, 아로마 향초를 이용해서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고, 색소폰 연주나 재즈를 이용해서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야한 속옷으로 뿅~ 가게 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감동을 주기도 한다. 머리나 몸을 아로마 오일로 마사지 해 주어서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온 몸에 발라서 함께 먹기도 한다. 우리 영혼을 갈증 나게 할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해야 한다.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노력해야 남녀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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