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10월 22일 ‘CNB 저널’과 정치권의 개헌론에 대한 인터뷰에서 “개헌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핵심적인 지도부 멤버들 간에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서 논의를 좀 더 좁혀놓고 대외적인 논의들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총장은 “개헌특위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가 먼저 제시를 하든 간에 내용이 합의될 수는 없더라도 사실상의 기초적인 합의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개헌 특위는 역대로 보면 여야 동수로 구성된다. 근본적인 합의가 없이는 언제든지 깨질 수밖에 없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논의를 해보게 된다. 개헌 논의가 현재 혼란스럽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어렵다는 것이 곧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원 총장은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 “현행 헌법 체계에서 대통령의 권력 집중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 그리고 국회, 지방 정부 이렇게 제도적으로 분산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원희룡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올해 개헌을 못하면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개헌이 사실상 물건너 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 총장은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개헌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그리고 국회의장 산하에서 연구된 것들이 있고 기초 작업은 돼 있다. 그러나 지금 핵심적인 문제는 정치 집단들 간의 최소한의 기본적인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못 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시기라든지 추진방식, 예를 들어 다른 제도들과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이런 것들에 대해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만들어지지 않다 보니 더욱더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연내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우선 시기상으로는 G20회의도 해야 하고, 예산안도 있고 국가적으로 우선순위가 급한 다른 문제들이 있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개헌을 지금 당장 착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헌 특위를 국회 내에 만들어야 개헌의 내용이라든지 절차에 대해 책임있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내 또는 내년 1월 정도까지는 개헌 특위를 만들어서 거기서 가부간 결론을 내보자는 게 한나라당 지도부의 입장이다.” -개헌과 관련해 여야, 청와대, 정부 등 여러 군데에서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개헌의 당위성에 대해 반대하는 정치 그룹은 없다. 대신 권력 구조의 내용이라든지 아니면 추진 방식 이런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논의도 안 해보고 포기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대신 이것을 밀어붙인다든지 노골적인 거래를 통해서 한다든지 이런 건 불가능하다.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고 정치세력 간의 합의가 없이는 개헌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내 개헌 특위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 “각 당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도 개헌의 내용적 부분에 대한 견해를 오래 전부터 밝혀 왔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는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 등 소신을 계속 밝혀 왔고, 지금 회의적인 입장을 내보이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마찬가지다. 만약 개헌의 내용이 전혀 다르다면 찬반이 심각해지겠지만 이런 점 역시 전혀 의견 교환과 최소한의 합의점 확인 없이 불쑥불쑥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사이에는 개헌에 대한 입장이나 여러 가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교감이 있는 것 같다. 개헌특위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가 먼저 제시를 하든 간에 내용이 합의될 수는 없더라도 사실상의 기초적인 합의가 돼 있어야 한다. 개헌 특위는 역대 사례를 보면 여야 동수로 구성된다. 근본적인 합의가 없이는 언제든지 깨질 수밖에 없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논의를 하게 된다. 개헌 논의가 현재 혼란스럽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어렵다는 것이 곧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권력구조는 어떻게 바꾸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분권을 제도화해야 한다. 현행 헌법 체계에서 대통령의 권력 집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기 후반마다 집권당에서 대통령이 탈당을 해야 되고 또 국정의 운영 자체가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문제가 많이 됐다. 퇴임 후에도 불행했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 국회, 지방 정부 등에 제도적으로 분산해 줘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현행 헌법만 충실히 지켜도 권력집중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동의하는가. “손 대표의 주장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금 헌법 아래서도 대통령이 국회나 내각에 권한을 이양해 주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의지에 의한 것이라든지 아니면 정부 기구나 권력 기구들의 특성이 운영 방식이 제도화되지 않아서 여러 가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통령의 권력 집중에 대해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고 해소한다는 것은 얘기 자체는 일부 맞지만, 그렇다고 개헌이 없어도 다 된다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원 총장께서는 선출직 총리 제도를 주장했는데 구체적 방안이 있는가. “총리 임명 문제로 국정공백 발생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수반되므로, 여러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 하나의 제안을 한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보수대연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원 총장은 어떤 견해인가. “철학, 원칙, 비전 없는 합종연횡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보수대연합이 등장한다면 민족과 당당한 국가주권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웅비하는 보수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함께 가지고 가야 한다.” -특히 친박계 등 여당 내에서도 개헌에 대한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는데…. “당연한 것이지만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친이-친박계 사이에도 의견 차이가 있고, 원내 대표, 부대표, 청와대 특임장관, 각 주체들 역시 논의 시점이라든지 방식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 토론과 의견교환을 통해 논의를 좀 더 좁혀놓고 대외적인 논의로 가야 한다. 긴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세력 간의 합의가 없이는 개헌을 추진할 수 없다. 왜 지금 이 시기에 추진하는가 하는, 시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지만 그런 의심을 회수할 수 있는 원칙을 세워 놓고, 원칙 아래서 논의하면 된다고 판단한다.” -야당에서는 4대강 사업 문제 해결 없이는 개헌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설득시킬 생각인가.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를 연동시킬 수 없다. 특히 야당은 계속해서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데, 4대강 공사를 중단한다거나, 한창 진행 중인 공사의 예산집행을 중지시켜 버리면 오히려 환경적으로도 부담이 가중된다. 공사 기간 동안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시키고 생태복원을 빨리 하려면 공사는 계획된 기간 내에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은 최선의 결과를 남길 수 있도록 잘 관리감독하고, 개헌은 개헌대로 국가대계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