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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조송 展 ; 네모(□)-홀릭(holic), 가나아트스페이스 11.3~9

호기심과 욕망, 아름다움에 매혹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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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5호 편집팀⁄ 2010.11.08 13:56:58

다니 리 (Danie Lee, 독립 큐레이터) 조송의 그림은 그녀와 관객 사이의 숨바꼭질 놀이다. 그녀는 감추고 관객은 찾는다. 친절한 그녀는 꼭꼭 숨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관객은 찾기를 포기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가 감추고 있는 것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그녀의 그림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애인처럼 감칠맛 나게 매혹적이다. 작품 ‘블루 이모션(Blue Emotion)’이나 ‘블루 아이즈(Blue Eyes)’에는 그녀의 작품에서 꾸준히 발견되는 캔버스라는 틀 안에 또 다른 틀이 있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그 틀이 가는 끈에 의해 살짝 들려지면 우리에게 보이는 화면 너머, 또 다른 공간의 빛이 살며시 그리고 부드럽게 쪼개지며 이쪽으로 침범한다. 조송은 원근법을 버린 듯 색과 면을 사용해 평면적으로 공간을 구성하지만 미지의 공간에 대한 단서는 스푸마토(sfumato) 화법으로 처리했다. 그것은 그녀의 그림 전경, 평면 환경 너머에 있는 새로운 미지의 공간 혹은 이상한 나라의 존재 그리고 그 곳에 숨겨진 그 무엇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조송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한 전작들이 있다. 작품 주루룩 I과 II는 모자를 쓰고, 시계를 가진 토끼를 따라 들어선 동굴에서 낯선 환경과 신체 지수의 변화를 겪는 앨리스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과 그 당혹한 상황에서 흘리는 눈물을 조송은 인간의 눈물샘에서 나오는 맑은 분비액이 아닌 오랜 기간 인고의 세월을 견딘 조개의 이상분비물인 영롱한 빛을 담은 딱딱한 덩어리, 진주로 표현했다. 진주로 화석화된 ‘앨리스의 눈물’은 선정적인 붉은 망사 스타밍 혹은 망사 주머니 속에 담겨 붉은 망사와 긴장의 상태로 대치하고 있다.

살짝 들려진 틀 너머로 보이는 공간에 화가가 숨겨 둔 소녀적 감성과 여성적 이성의 대치 장면은 작품 비너스(Venus) I과 II에서 좀 더 정리되고 승화된 모습으로 다시 보여 진다. 작품 비너스(Venus) I과 II에서 화면의 정 중앙, 정직하게 위치한 앨리스의 눈물과 같은 형상이 눈물이 아니라 비너스인 것은 그 형상의 맨 위에 달린 붉은 날개, 에로스를 지시하는 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1월, 조송의 전시 네모(□)-홀릭(holic)은 숨겨진 공간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욕망과 호기심, 비너스의 ‘육체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성찰로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 아름다움’을 통해 미의 본질을 갈망하거나 비참한 고독에 중독되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홀릭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화가 조송이 관객에게 던지는 아무리 가져도 목마른 그 무엇, 현대인의 홀릭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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