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 갤러리가 삶의 근원이 솟아나는 깊은 곳을 살펴보는 이혜인의 개인전 ‘빈주소-39번 국도 옆’을 12월 9일부터 31일까지 연다. 작가는 논 한복판에 ‘미술계’라고 적힌 집 형태의 작업실을 설치한다. 이것은 더 이상 쓰이지 않는 건축 자재물과 버려졌던 폐자재를 찾아내 알맞은 모양으로 새로 만든 작가만의 새로운 공간이다. 작가는 이제는 사라지고 남은 자리에 하나의 집을 복원하고 그곳에 머물면서 과거 타의에 의해 사라졌던 자신의 집에 대한 얽혔던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작가는 벽에 의지하며 캔버스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회화가 의존적이고 무기력하다는 생각에 벽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세워져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아치형 구조물 작품을 만들었다. 입체적으로 펼쳐진 공간에서 관객은 작품의 기억이 재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누구도 의존하지 않고 강하고 독립적인 의지를 지닌 존재가 되고 싶었던 작가의 바람은 작품에 고스란히 담긴다. 02)733~2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