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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박다원 ‘붓질의 공명-now and here 전’, 진화랑 1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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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200-201호 김금영⁄ 2010.12.20 14:12:51

화려하고 복잡한 이미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눈은 피곤하다. 잠시 쉬어갈 곳을 찾고 싶다. 그러던 중 텅 빈 공간에 거침없이 그어져 있는 선이 눈을 사로잡는다. 시원한 붓질 사이에 펼쳐져 있는 여백은 눈과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준다. 온화하면서도 편안한 미소를 짓는 박다원. 하지만 가냘프고 부드러워 보이는 그녀가 그려내는 선은 역동적인 에너지를 내뿜는다. 캔버스 위에 그어져 있는 선들은 처음 봤을 때 동양적인 느낌을 풍긴다. 하지만 단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들 중 동양적인 느낌을 지닌 선 주변에 반짝거리는 수정이 붙여져 있는 작품은 팝아트적인 느낌이 든다. 선의 색 또한 검은색에 국한되지 않고 3가지 시리즈로 나눠져 다양한 색으로 표현돼 신선함을 준다. 이는 예술을 동서양으로 범위를 구분 짓지 않고 보다 원초적인 예술 세계에 접근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묻어있다. 어렸을 때부터 화집을 많이 보고 자라면서 동서양의 다양한 미술을 모두 접한 그녀의 경험도 한 몫을 했다. “서예를 한 적도 추상에 대해 공부한 적도 없어요. 이론적인 지식보다는 제가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것들을 꺼내 작품에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하죠.” 박다원은 마음을 비우고 가장 평안한 순간 붓을 잡고 한 번에 선을 긋는다. 마음이 어지러우면 붓질 또한 어지러워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유로운 붓질을 선보이는 그녀지만 붓으로 선을 그리는 작업을 하게 될 줄은 자신 또한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구상 작업을 했지만 어느 순간 멀게 느껴졌던 먹이 갑자기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 “삶이란 원래 계획했던 것처럼 되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그렇다면 순리대로 쉽게 가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붓을 잡게 됐습니다.”

그녀는 점과 선, 공간을 통해 삶을 그린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그 선들이 어우러져 있는 공간에서는 생동감 있는 호흡이 느껴진다. 마치 함께 모여 살아가는 인간들처럼 말이다. 이는 전시명인 ‘now and here’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박다원이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만 정작 인식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을 그리고 싶었어요.” 박다원이 바라보고 또 그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들이 모두 담겨있는 붓질은 힘차고 역동적이면서도 부드럽다. 또한 자유로우면서도 거침없다. 그런 그녀의 붓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 힘차게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전해준다. 02)738~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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