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화의 작업은 복잡한 세상을 순화하는 데서 시작한다. 하늘, 땅, 바다, 건물, 동물, 꽃, 나무, 사람... 이 지구 위에 빼곡히 자리를 메우는 삼라만상은 변선화의 캔버스 위에서 원소를 이룬다.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다. 조금도 숨 쉴 틈이 없이 각박하다. 방송을 보고 신문을 펼쳐보아도, 어린 시절 도화지에 그리던 핑크빛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 변선화는 답답하고 슬픈 현실을 작업을 통해 승화시킨다. 현실의 풍경 속에 널브러진 혼란과 절망을 정화하고 복잡함속에 균형을 찾아내고 아기자기하고 평온한 세상의 모습을 그려낸다. 변선화의 작업은 해맑은 아이 표정과 같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밝고 소박한 이미지들은 보는 이들에게 순수함과 긍정의 에너지를 전이시키는 듯하다. 아이들의 그림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즐거운 것, 상상하는 것, 희망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아름답고 예쁜 것들만 바라보기엔 우린 너무나 많은 세상을 알아버렸다. 그 가운데 변선화는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이 복잡하고 각박한 세상을, 어른의 손을 통해 아이들의 동심을 재현해낸다. 슬픔을 바라보고 기쁨을 그려낸다. 복잡함 속에 단순함을 끌어내고, 어둠은 빛으로, 슬픔은 환희로 전환된다. 첫 개인전을 갖는 변선화가 그려낸 작품속의 세상은 관객의 내면 깊은 곳으로 부터 달콤하고 향기로운 동심을 상기해낸다. 작품으로 정화된 세상을 통해 관객에게 또 다른 세상의 기쁨을 전이하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인 것이다. 변선화의 작업은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콜라주 형태로 제작된다. 잡지를 자르고 글루건을 바르고 스티커를 붙이고 반짝이를 뿌리고 그림을 그린다. 다채롭고 복잡 미묘하게 묘사된 콜라주는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의 재현이다. 산만함 가운데에 조화와 균형감을 일궈내고 복잡함 속에 단순함을 갈망한다. ‘Tool’ 시리즈에는 승용차와 기차, 비행기 등 이동수단이 등장 한다. 기계화된 이동수단은 복잡하게 뒤엉켜있는 현 사회의 모습을 대변하는 이미지이다. 적나라한 현실의 이미지가 작가의 손을 거쳐 복잡함과 무거움을 벗어던지고 밝고 가벼움, 단순함으로 이미지의 전환을 꾀한다. 밝고 아기자기한 색채, 일상적이고 소박한 오브제로 묘사된 변선화의 캔버스 위로 어린 시절 색종이로 접어놓은 듯한 꿈속의 풍경이 펼쳐진다. 복잡하고 무거운 세상 이면에 밝고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가 나지막이 들려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