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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된 터치로 나타낸 평면의 깊이감

‘문성식 개인전’ 국제갤러리 2.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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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1호 김대희⁄ 2011.02.28 13:42:32

자신의 기억과 경험들, 주변의 풍경을 사실적이고 섬세한 필치로 묘사해 나타내는 문성식 개인전 ‘풍경의 초상’이 국제갤러리 본관에서 2월 24일부터 4월 7일까지 열린다.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최연소 참여 작가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온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2007년 이후부터 3년여간 꾸준히 작업해 온 드로잉 50여 점을 비롯한 신작 회화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사들이 반복적인 세필이라는 정교한 방식으로 표현되는데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작품들은 주변의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삶의 표정을 마치 초상화 속 인물의 표정으로 드러내듯 세심한 방식으로 담아낸다. 신작 페인팅 작품에서 세필화 기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형상들은 특정한 형태를 이루는 대신 무한한 눈동자들처럼 빽빽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페인팅 작품들은 평면에 깊이를 주기 위한 노력으로 터치의 중첩을 통해 질감의 변화를 줬다. 또한 한정된 캔버스 화면 대신 장지를 사용해 긴 화면을 만들었다. 특히 ‘숲의 내부’에서는 무한히 계속되는 화면 맨 뒷부분의 나뭇잎 한 잎 한 잎까지도 표현됐는데 그는 머릿속에 상상했던 숲을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숲을 꼭 한번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밤의 질감’이란 작품에서는 ‘숲의 내부’에서 볼 수 있었던 풍경의 모든 세부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어둠의 숭고함을 표현하기로 작정하고 엄청난 시간과 노동으로 시간의 틈새에서 오는 풍경의 차이에 주목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작업의 변화에 큰 계기가 된 것은 ‘밤’이란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밤의 모습 그대로를 표현한 작품으로 공간의 중요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문성식의 드로잉 작품들은 페인팅에서 드러나지 않는 소소한 사건들을 좀 더 간결하게 기술하면서 인간에 대한 측은한 정서가 많이 묻어난다. 대표작인 ‘별과 소쩍새 그리고 내 할머니’는 어느 한 여름 날 병으로 고생하시던 그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고향 김천 집에서 초상을 치른 경험을 담고 있다. “연필 드로잉은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표현이 가능해 나와 잘 맞고 좋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그렇듯 처음의 작품이 가장 좋고 그리는 순간 느낌이 충만할 때 좋은 작업이 나오죠. 연필만이 가진 정서와 그 특유의 맛이 있어요.” 삶과 죽음, 시간, 빛과 어둠 그리고 다양한 인간사 말고도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그는 한 인간으로서 보이지 않는 이면을 잘 보고 찾아내는 안목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의식으로 정리한 결과물을 작업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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