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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애정연기, 두렵지 않아요!”

[인터뷰]뮤지컬 ‘김종욱 찾기’만 세 번째, 배우 곽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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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1호 이우인⁄ 2011.03.02 11:03:41

지난해 12월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얻은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2월 9일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김종욱 찾기’는 인도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찾기 위해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찾은 여자와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가 김종욱을 찾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남녀 주인공, 그리고 1인 22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은 상연시간 110분 동안 관객을 웃음바다로 몰아넣는다. 소극장이 온통 핑크빛으로 물드는 사랑스럽고 유쾌한 ‘김종욱 찾기’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관계 진전에 도움이 되는 작품으로 매회 객석을 가득 채운다. “주말에는 2회 공연을 하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지만, 매회 공연장이 관객으로 북적대니까 힘든 줄 모르겠어요. 너무 신이 나요.” 새롭게 맞은 이번 시즌은 김재범, 성두섭, 윤학(초신성), 곽선영, 최주리, 최성원, 최연동이 책임진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아이돌 그룹 윤학의 출연으로 일본 팬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연장 좁은 복도의 일본 팬이 보낸 화환과 ‘조공’(팬들이 연예인에게 주는 선물)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남자 배우의 높은 인기는 상대 여배우를 괴롭힌다. 특히 남자 배우가 아이돌이면 고통의 강도가 더 커진다. 포옹이나 키스 장면이라도 나올라치면 일부 여성 팬들은 야유까지 보낸다. 곽선영(28)은 많지 않은 출연작에서 앤디, 유노윤호(동방신기), 런(OPPA), 윤학까지 꽤 많은 아이돌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지난해 유노윤호의 뮤지컬 데뷔작 ‘궁’에 여주인공 신채경 역으로 캐스팅돼 ‘신데렐라’ 대접을 받았다. 주위의 부러움도 많이 샀다. “처음에 그룹에이트(‘궁’ 제작사)에서 미팅을 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싱글즈’를 하느라 한 시간도 짬이 나지 않던 때였어요. 그래서 아쉽게 다음 기회에 보자고 했는데 결국 신채경 역할을 할 배우를 못 찾아서 막차를 타게 됐습니다.” 곽선영은 그동안 밝은 작품에서 발랄하고 귀여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벌써 세 번째 출연인 ‘김종욱 찾기’에서 그녀는 털털한 매력까지 가진 여자를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낯을 많이 가려 사람들과 가까워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대가 아닌 곳에서 처음 만난 곽선영은 차분하고 조용하고 여성스러웠다. 공연장에서 보아온 쾌활한 그녀와 많이 달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신비롭고 궁금했다. -뮤지컬 데뷔는 언제죠? “원래는 연극배우가 되고 싶어서 고등학생 때 연극반에 다니면서 꿈을 키웠어요. 학교에서도 항상 연극만 했어요. 뮤지컬은 명지전문대에 다닐 때 처음 접했어요. 연극영상학과 졸업 공연 때 ‘풋루스’를 했죠. 제가 처음 보고 해본 무대 공연이었죠. 그때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공연을 보기 전까진 ‘체홉의 갈매기’ 같은 연극만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로 편입해 학업을 이었어요(현재는 동국대 실기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갑자기 뭘 해야 할지 몰라 앞날이 캄캄했어요. 그래서 오디션 공고를 뒤졌죠. 그리고 오디션을 본 공연이 ‘달고나’였어요. 대학교 4학년인 24살 때 ‘달고나’의 앙상블로 데뷔했죠.” -첫 오디션에서 한 번에 붙었나요? “사실 ‘달고나’ 오디션에서 처음엔 떨어졌대요. 그런데 한 관계자가 합격자와 떨어진 지원자 서류를 헷갈렸고, 마침 곽 씨인 제가 서류의 맨 위에 있어서 제게 모르고 합격 통지를 한 거래요(웃음).” -연극배우가 꿈인데 뮤지컬에만 출연했네요. 왜죠? “저도 모르겠어요. 연극을 하고 싶은데 뮤지컬만 자꾸 하게 되더라고요. ‘위대한 캣츠비’ ‘노트르담 드 파리’ ‘폴라로이드’ ‘김종욱 찾기’ ‘빨래’ ‘궁’ 등에 출연했어요.” -소극장 공연을 주로 했는데, ‘김종욱 찾기’ 빼고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위대한 캣츠비’입니다. 저의 두 번째 작품이자 저의 배역이 있는 첫 작품이고, 초연이었기 때문에 애착이 가요.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어린 나이에 접하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어요. 곽선영 하면 ‘위대한 캣츠비’를 기억하는 관객도 많더라고요. 요즘에도 공연을 보고 글을 남겨주는 분이 있어요. 한번은 EBS에서 ‘위대한 캣츠비’를 촬영해간 적이 있는데 그 방송을 대학교 연극과에서 본대요. 방송을 본 전공자들 연락도 오고…. 오래 기억해줘서 좋아요.” -‘김종욱 찾기’는 세 번째 출연입니다. 어떻게 달라졌나요? “3년 전 여름과 1년 전,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인데, 멀티맨이 바뀌면서 조금씩 바뀐 것 빼고는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아요.”

-영화 ‘김종욱 찾기’는 봤어요? “당연하죠. 아는 배우가 나오니 재미가 쏠쏠하던데요(많은 연극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공유 씨는 멋있고 임수정 씨는 연기를 너무 잘하고요.” -무대에서 실명(곽선영)으로 불리던데 이상하진 않나요? 상대 남자 배우가 셋이나 돼서 이름이 헷갈릴 것 같은데요. “연습 때부터 계속 그렇게 부르니까 저는 익숙하고 좋아요. 제가 남자 배우 이름이 헷갈려서 실수한 적은 없는데, 제 이름을 다른 여배우 이름으로 부르는 남자는 있었어요. 웃고 넘어가는 장면은 상관없는데 남녀가 싸우거나 진중한 장면에서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면 아차 싶고 땀이 삐질 삐질 나곤 해요.” -극 중 곽선영의 아버지는 굉장히 엄한데요, 연극한다고 했을 때 집에선 반대하지 않았나요? “1학년 때는 반대했어요. 왜냐면 제가 무남독녀 외동딸인데, 연극 연습을 하면 밤을 새고 오니까 걱정을 하셨어요. 학교 다닐 때는 연습이 새벽 3시에 끝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연극을) 그만두라고 하셨는데 첫 연극을 올린 걸 보신 뒤론 거의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세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아버지도 많이 자유분방해지더라고요.” -첫사랑을 못 잊는 여자를 연기하는데요, 선영 씨의 첫사랑은 언제인가요? “첫사랑이 뭔지를 아직도 모르겠어요. 짝사랑도 안 해봤어요. 어렸을 때 연애도 해야 하는데 진짜 학교에서만 살았어요. 집 → 학교 → 집 이랬어요. 왜 그랬는지 몰라요. 물론 지금도 없지만요(웃음).” -아이돌과 몇 차례 호흡을 맞췄는데요, 어땠나요? “아이돌을 많이 겪어보진 않았지만 ‘궁’을 하면서 그들에게 느낀 건 노래와 춤, 연기적인 센스 등 준비가 많이 돼 있다는 점이었어요. 특히 ‘궁’ 때는 고등학생 역할이니까 역할과 잘 어울렸고요. 오픈 마인드라 모든 걸 배울 준비가 돼 있더군요. 연기 경험이 없다 보니 때가 묻지 않아서 연출과 배우의 지적을 쏙쏙 받아들이는 모습도 좋았고요.” -아이돌과 연기하면 극성 팬 때문에 곤혹스럽기도 하죠? “‘궁’ 첫 공연 때 유노윤호와 뽀뽀하는 장면이 딱 한 번 있는데요, 하고 나니까 ‘야! 하지 말라고!’라는 함성이 들렸어요. 중극장이었는데 ‘분노의 꺄악’이 가득 울리더라고요. 저는 첫 공연을 올렸다는 뿌듯함 때문에 너무 좋았는데 스태프가 모두 제 걱정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거예요. 심지어는 제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에 갈 때까지 에스코트를 해주기까지 했어요. 팬들이 계란을 던질까봐 손에 우산까지 들었죠. 그런데 유노윤호가 나가니깐 팬들도 다 가버렸어요. 막상 주차장에 가니 조용한 거예요(웃음). 나중엔 팬들도 저를 좋아해줬어요. ‘유노윤호의 팬인데 언니의 팬이 됐다’는 팬도 많아요. 어떤 팬은 편지에다 뽀뽀할 때 ‘TOP(커피 광고 속 원빈 대사에서 나온 유행어 - 제대로 하라)로 해달라’고 하더라구요(웃음).” -윤학 씨와의 호흡은요? “2월 공연 때 윤학의 공연이 4회 있는데, 모두 저와 맞췄어요. 일단 아이돌은 모두 착한 것 같아요. 윤학의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래요. 그만큼 뮤지컬에 대한 열정도 뛰어나요. 스케줄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연습에도 잘 나왔고요. 지금 일본에 가 있지만 마음은 여기(공연장)에 와 있어요. 공연 걱정 때문에요.” -공연장 분위기는 어땠어요? “윤학이 나오는 첫날은 난리가 났었어요. 초신성 멤버들이 공연을 보러 왔거든요. 객석이 초(超) 흥분 상태라 관객이 자리에 앉질 않는 거예요. 말을 거는 관객도 있었고요. 뽀뽀 신이 나오면 ‘하지 마’라고 하고, 윤학의 무릎 위에 올라갔더니 ‘내려오라’라고 했어요. 좀 당황하긴 했지만 다음 공연부터는 안 그러더군요. 팬들도 무대와 객석이 가까운 소극장에서 좋아하는 가수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게 당황스러웠나 봐요.” -김종욱 역의 윤학, 김재범, 성두섭 중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배우는 누군가요? “김재범 씨는 제가 처음 ‘김종욱 찾기’를 했을 때 호흡을 맞춘 배우여서 편하고, 연기를 정말 잘해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다 받아칠 수 있는 연륜이 있어요. 동갑내기 (성)두섭도 ‘싱글즈’에서 다섯 번이나 공연한 적이 있어서 편해요. 윤학은 너무 귀여워요. 연습할 때 제가 잘해보자는 의미에서 조금 구박을 했는데, 의외로 소심한 거예요(웃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윤학의 긍정적인 모습이 참 좋아요. ‘잘 될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더라고요. 세 배우의 공통점은 모두 애교가 많아요. 오히려 여자들이 더 털털합니다. 오죽하면 안무 선생님이 저더러 예쁜 척 좀 하라고 할 정도였어요.” -최주리 씨와 더블 캐스팅입니다. 자신의 매력은 뭐죠? “극 중 여주인공의 나이와 같은 29살이라는 점 아닐까요? 26살 때 했던 연기랑 27살 때 했던 연기랑 몰입이 다르더라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배역도 이 역할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예전엔 잘 모르고 그냥 했던 대사들이 29살인 요즘엔 마음에 와 닿아요.” -특히 와 닿는 대사는 뭐죠? “‘노처녀도 영계도 아닌 내 나이’라는 대사가 떠오르네요(웃음). 그 밖에 모든 대사와 상황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아요. 또 ‘김종욱 찾기’ 하냐고 주위에선 그러지만 저는 할 때마다 새로워요. 매회 공연을 하면서도 매일이 달라요.” -‘궁’에서 호흡을 맞췄던 뮤지컬 배우 강동호 씨가 MBC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그처럼 TV나 영화 같은 매체에서 활동하고 싶진 않나요? “예전에는 나이도 어리고 뭘 몰라서 무조건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김혜옥-김해숙 선생님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공을 더 쌓으면 폭을 넓혀서 연기하고 싶어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쓰릴미’나 ‘레인맨’ 같은 진중한 분위기의 정극을 해보고 싶어요. 이제껏 어리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했는데 약간 진중한 어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습니다. 어두워도 좋고 날카로워도 좋아요.” -인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죠? “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요. 그냥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보기에 편하고 관객이랑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배우 말이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6월 초까지 ‘김종욱 찾기’를 하고, ‘궁’을 다시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엔 해외에도 갈 예정이라던데,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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