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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신간]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골라먹는 아이스크림보다 더 즐거운 ‘미술관 전시 관람’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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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7호 이선유⁄ 2011.04.11 14:30:17

우리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기고, 콘서트홀에서 음악을 즐긴다. 그런데 미술관에서 미술 작품을 즐기는 일은 왜 어렵게만 느껴질까? 다른 문화공간과 달리 미술관은 소수의 전유물인 것처럼 보통 사람들이 즐기고 향유하기에는 벽이 높게 느껴진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 공간 가까이에 분명 갤러리와 미술관이 즐비하게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갤러리에 가서 전시 관람을 한다는 것에 거리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모면시키려는 친절한 미술 서적들이 숱하게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미술에 무지한 대중의 이목을 끌어당기기는커녕 '미술은 어렵다'라는 거리감만 넓혀갈 뿐이다. 프리랜서 작가 문희정이 내놓은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는 서울의 미술관-갤러리 29곳을 직접 방문하면서 ‘탐험기’ 형식으로 쓴 책이다. ‘미술 트라우마’에 허덕이는 대중을 구하기 위해 그는 색다른 시선의 미술 감상법을 제시한다. 기존 미술서적들처럼 작품 설명 위주가 아니라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하도록 ‘1차원적 미술관 즐기기’를 유도한다. 저자는 갤러리를 커피숍 드나들 듯 나들이 갈 수 있는 방법을 흥미롭게 제시한다. 각 미술관과 갤러리에 대해 이야기와 특성을 풀어냄으로써 저마다 다양한 성격의 전시를 한눈에 파악하고 쉽게 관람하도록 가이드 한다. 단순 갤러리 소개만이 아니라 그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 근처의 맛집과 볼거리, 즐길 거리들을 함께 소개해 재미를 더한다. 미술 작품 자체를 해석하고 즐기는 법이 아니라 ‘갤러리로 발걸음을 향하는 법’을 제시한 셈이다. 또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미니 인터뷰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객관성과 전문성 확보까지 노렸다. 평소에 너무 궁금한데 누구에게 물어보기는 애매했던 것들, 가령 미술관에는 뭘 입고 가야하는지, 미술관 관람하는 데 필요한 작은 수칙들, 초보 관람자가 처음 미술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는지, 미술관과 갤러리는 대체 뭐가 다른지 등 아주 사소한 것까지 친절히 안내했다. 저자의 위트 넘치는 문체와 페이지마다 큼직큼직 시원하게 삽입된 사진들은 읽는 내내 지루함을 달아나도록 만든다. 저자는 미술을 어렵게만 느끼는 우리에게 “갤러리는 언제나 우리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전시 관람을 일상 가까이에서 부담 없이 즐기는 방법을 유쾌하게 제시한다. 아직까지 미술관의 문턱이 높게만 느껴지는 사람, 그림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는 사람, 콧대 높아 보이는 큐레이터에 매스꺼움을 느끼는 사람, 천편일률적인 데이트코스 대신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를 즐기고 싶은 커플 등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동녘 펴냄. 문희정 지음. 1만4800원. 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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