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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숙, 잎에서 나무가 피어나는 싱싱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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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7호 김대희⁄ 2011.04.11 14:50:18

하늘 위로 구름과 함께 나뭇잎이 떠다니고 있다. 새들의 지저귐과 물고기들의 힘찬 움직임이 보는 이의 마음에 활기찬 에너지와 함께 평온함, 안식을 준다. 순박하면서도 섬세하고 감각적인 자연이 그대로 펼쳐진다. 화면 가득 초록빛 향연으로 싱그러움과 함께 생명력 넘치는 그림을 그리는 양태숙 작가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자연을 담아낸다. 그 중에서도 나무, 더 나아가 나뭇잎에 주목한다. 특히 나뭇잎의 세밀함을 나타낸 독특한 표현은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얘기한다. “우리는 나무를 보고 꽃을 봐도 형태와 그 자체만을 보게 되요. 사실 나무와 꽃을 빛나게 하는 건 나뭇잎인데 말이죠. 영화나 연극에서 주연이 빛나는 건 조연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과도 같죠. 그래서 저는 조연이기도 한 나뭇잎에 주목했어요. 나뭇잎을 자세히 보면 굉장히 오묘하고 예뻐요. 자연적으로 생성됐지만 똑같은 모양은 없죠. 잎맥도 모두 다르고 마치 손금처럼 아주 신비로워요. 작품의 주제는 나뭇잎과 자연 그리고 자유죠. 이는 모두 연관된 것으로 작품의 주제는 항상 변함없어요.” 양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 곁에 항상 함께하지만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치는 자연이 숨 쉬고 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누가 봐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대중적인 그림이면서 동시에 순수하고 새롭다.

자연을 그린다면 풍경화가 되기 쉽지만 그녀는 풍경화를 그리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초현실적인 그림도 그렸던 그녀는 자연과 초현실을 접목시키고 싶었다. 재밌게 그렸지만 풍경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초현실적인 작품도 아닌,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내 마음대로 그리는 그림인 자유구상화”라고 그녀는 말했다. 구름, 나뭇잎, 나무가 그리는 자유, 하늘에 깃든 나무의 꿈, 내면의 상상력 등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그녀의 그림은 시원한 색감과 함께 은유화된 세계로 보는 이를 이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나무의 형상에 나뭇잎이라는 소재가 더해져 생명력과 판타지를 보탰다. 자연의 에너지와 소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은 작업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바로 현대인의 각박한 정신에 위안이 되는,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설지만 편하고 재미있는 화면으로 ‘시각적인 환기’를 표현했다. 그의 시적인 그림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 자연이, 그 중에서도 구름과 나무와 나뭇잎이라는 소재가 인간에게 커다란 위안이 됨은 다시 느끼게 해 준다. 이처럼 자신만의 구상으로 자유롭게 그려나가기에 독특함과 개성이 살아 있다. 나뭇잎도 접히거나 구부러진 것이 없고, 낙엽도 없다. 그녀의 구상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 전부터 낙서 등으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그녀는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이후 오로지 화가로서의 한 길만을 걸어왔으며 그림 그릴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풍경을 바라볼 때도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며,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이면의 느낌을 찾아 역발상으로 자신만의 상상력을 화면에 담아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문제점도 솔직히 털어놨다. “마음에 안정과 휴식을 주는 그림도 좋지만 너무 편한 것도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좀 더 강한 색채가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해요. 가끔 지인들로부터 무언가 강렬한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제 자신도 공감할 때가 있어요.” 모든 작품을 유화로 그리는 그녀는 아크릴을 쓸 수 없다고 한다. 4~5개의 작품을 한꺼번에 그리며 많은 생각 속에서 작업을 하기에 금방 굳어버리는 아크릴의 특성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품을 통해 자연을 보되 풍경만 보지 말고 그 안의 에너지를 받아갔으면 한다는 그녀는 “에너지와 함께 자유 그리고 질서를 한꺼번에 느껴보기를 바란다”며 “자유와 질서는 상반되는 개념이지만 자연에서는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그림 처음 봤다” “정말 특이하고 새롭다”는 감상평을 들을 때 가장 기쁘다며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그림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들었다. 전체적으로 푸른색과 녹색이 배경이어서 작품은 색감만으로도 청량하다. 관객이 하나의 나뭇잎이 되어 구름 따라 여행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뭇잎 사이로 보는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양 작가는 올해 7월 서울 세종호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고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키아프(KIAF, 서울국제아트페어)에도 참가한다. 그녀는 앞으로의 작품 변화에 대해 "자연에서 나무로, 나무에서 나뭇잎으로 초점을 이동하면서 줌인 했지만 언제 또다시 반대로 줌아웃 해서 더 넓은 자연을 다룰지 모른다“고 웃으며 궁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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