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차가 사람들이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코 지나치는 장소들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는 작가 정진의 개인전 ‘느낌을 뒤쫓다’를 4월 6~21일 연다. 작가가 그리는 어디선가 본 듯한 골목과 빨간 지붕의 집, 길가의 나무 등 여러 풍경들은 친숙해 보이지만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작가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방 2km를 넘지 않는 지역에서 20여 년을 살아왔다. 작가는 일상의 공간, 즉 ‘동네’의 구석구석을 캔버스 위해 그리면서 그 공간에 서려 있는 기억들을 머릿속에 각인시키려 한다. 그림을 그릴 때 작가는 계획적으로 구상하기보다는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방식을 취한다. 정돈되지 않은 붓 터치, 비결정적으로 흘러내리는 물감의 자국들은 이런 방식의 흔적들이다. 하지만 그 방식이 불안정해보이기보다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작가가 그린 풍경들을 보고 관객은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