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트마케팅 프로젝트로서는 사상 최고액 규모인 300억 원짜리 미술 작품이 신세계백화점 옥상에 설치돼 화랑가에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 설치된 작품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세이크리드 하트’. 사탕 봉지를 연상하게 만드는 이 작품의 설치를 놓고 미술계에서는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미술품 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대표 정용진)이 아트마케팅을 펼친 것은 2005년 본점에 신세계 갤러리와 다목적 문화 공간인 신세계 문화 홀을 연 이후 이번에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당시 신세계는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인 소더비에 출품될 작품 32점의 프리뷰 전시를 본점 문화홀에서 개최했다. 2007년에는 본점 6층 트리니티 가든에 루이스 부르주아, 헨리 무어, 알렉산더 칼더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고, 백화점 내부 계단에는 대형 미술관을 능가하는 다양한 작품을 주기적으로 선보였다.
2008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 프리뷰 전, 2009년 황영성 작가의 작품을 활용한 쇼핑 백 패키지 활용, 2010년 프랑스의 거장 장 뒤뷔페 전 등 신세계를 통한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 전시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미술계에서는 신세계 백화점이 미술품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 측은 10년 전부터 미술관 팀을 꾸려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본점, 광주점, 인천점, 센텀시티점 등 네 곳에 전시장을 갖고 있다. 이 중 센텀시티점은 전시 공간이 90평에 달하고, 17m에 달하는 윈도우 갤러리를 갖추었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신세계는 연 70건 정도의 전시를 펼치고 있어, 수치로만 봐도 웬만한 상업 화랑 공간을 압도하고 있다. 소장품에 있어서도 어지간한 화랑들을 능가한다. 신세계는 지난 2008년 본점 신관을 완공할 때 갤러리를 시작하면서 3백50억원 가치가 있는 150여 점 소장품으로 백화점 내부를 장식했다. 이 모두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형 컬렉터로 정평이 난 것과 관련이 있다. 신세계는 고가 대형 작품을 회사 명의로 사들여 백화점 인테리어로 활용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신세계가 아트마케팅 차원에서 수백억 원대의 작품을 구입하고 전시하는 것에 대해 미술계에서는 “범 삼성계인 신세계의 단순한 문화마케팅 활동으로 보기보다는 기업의 투자 가치로서 자산의 활용도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