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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로 갈갈이 찢긴 우리 모습들

UNC갤러리 ‘Irony of Individualism’ 전 5.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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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김대희⁄ 2011.05.16 14:57:54

문명이 발달하고 개개인의 능력이 위주가 되는 현대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한편으론 이기심과 질투로 인해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개인주의가 더 팽배해졌다. 이는 인간과 인간을 서로 분리시키고, 부와 물질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와 맞물려 소통에 큰 장애로 작용한다. 사간동 UNC갤러리에서 5월 14~29일 열리는 ‘Irony of Individualism’ 전은 철저히 개인화된 인간관계로 인해 사회적 소통의 단절로부터 겪는 부조화들을 김효숙-최수인 두 작가가 각기 다른 시각과 언어로 얘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효숙은 신자본주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개발 현장을 통해 현대 사회 속의 개개인 모습을 투영한다. 어지럽게 펼쳐진 개발 현장을 인간의 복잡한 내면으로, 건물을 구분 짓는 벽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으로, 건물의 단면, 잘려진 도로와 구조물은 현대 사회 속에서 개개인의 본성이 왜곡되고 소외되는 것을 표현했다. 특히 모자 속 깊숙이 숨겨진 얼굴과 뒷모습들은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모순된 우리의 모습, 그리고 개인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현 사회를 말한다. 김효숙이 외부와의 단절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회 현상에 빗대어 자신의 목소리로 표현하고 있다면, 최수인은 같은 주제를 내면의 세계로 끌어들여 그 안에서 형상화된 풍경을 표출한다.

최수인은 개인주의의 병폐로 인한 현대인의 방어기제를 미묘한 심리극의 한 장면처럼 형상화하고, 이것을 자연 속에 섞이게 함으로써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그리고 그 안에 넌지시 우리의 실상과 그 허위의 삶이 만들어내는 부조리한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즉 우리는 본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고 꺼리기 때문에 극단적인 인간관계의 단절, 그리고 대인 관계의 주기적 단절이라는 과정을 만들면서도 동시에 또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며, 최 작가는 이런 점을 캔버스에 담았다. 이처럼 두 작가의 작품에는 개인주의가 낳은 물신주의에 따른 욕망과 의사소통의 단절, 혹은 자아와 사회 조건 사이에서 거짓과 모순을 합리화하는 우리의 왜곡된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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