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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현수막으로 실크로드를 연결

김종영 미술관, 정재철 작가의 7년 프로젝트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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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왕진오⁄ 2011.05.16 14:59:52

나무조각으로 유명세를 떨친 조각가 정재철의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2004년 3월 서울에서 시작해 영국 런던을 종착지로 한 7년여 대장정을 마무리 하는 전시다. 그는 조각이라는 영역을 고수했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적 조각의 제작방식, 개념 자체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 왔다. 재료의 자연성과, 작업을 통해 작가가 가하는 인공성 사이의 간극 문제 등이다. 이번 작업은 한국에서 수집한 폐현수막을 17개국 50여 개 지역의 현지인들에게 나누어 준 이후 다양한 그들의 문화적 의식으로 만들어진 사물로 사용되도록 진행된 프로젝트이다. 문화적 중첩이 이루어진 사물로 거듭나면서 재활용의 의미를 보다 넓게 확장하여 일상적인 일들이 창조적 활동으로 승화되게 하려는 의도이다. 그리고 창작과 감상의 소통구조를 양방향 역할 혼합이 일어나도록 의도하는 형식 실험으로 진행되었다. 그는 “7개의 과정으로 진행된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현장 전시 성격이 강하다”며 “현지에서 폐현수막을 활용해 공동으로 작업을 설치했기에 굳이 한국에서 전시하는 것은 사족 같다”고 했다. 이 프로젝트는 ‘삶이 예술이고 여행이 미술이다’라는 작가 정재철의 생각을 실현한 것이다. 교역과 전쟁, 화해와 평화의 길이자 문명의 이동로였던 실크로드의 동단에서 서쪽 끝에 이르는 구간을 관통하는 여행을 통해 동과 서, 중앙과 주변을 연결하고, 국경으로 단절된 경계를 해체한다.

또한 다름과 차이가 공존, 수용, 변화하는 소통의 길로서 실크로드의 역사적 상징성을 현재의 삶 속에서 살피고, 그 문화적 점이와 중첩 그리고 혼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7년의 여행을 통해 공간의 작업을 펼친 정 작가는 향후 오래된 유물이나 흔적을 이용한 시간의 작업을 완성하여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월13일부터 6월16일까지 김종영미술관. 김종영미술관의 오늘의 작가전은 후학 양성에 관심을 가졌던 우성 김종영 선생의 뜻을 기려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조각 공모기획전이다. 이 전시는 조각 분야에서 작업성과가 뚜렷하고 오늘의 시점에서 미술의 향방을 가늠하도록 하는 중견 전업작가 중에서 매년 2명을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한다. 02-3217-6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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