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기억의 파편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OCI미술관, 정혜련 개인전 6.29~7.17

  •  

cnbnews 제230호 이선유⁄ 2011.07.11 11:22:30

‘Memory of Fantasy(환상의 기억)’를 주제로 작품세계를 펼치는 정혜련의 개인전이 6월 29일부터 7월 17일까지 OCI미술관에서 열린다. 정혜련은 과거의 기억에 대한 감성적 재현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재구성한 작품들을 전시장 공간에 다채롭게 풀어낸다. 가죽과 나무패널을 이용해 놀이공원의 기구들을 축소한 조각들과 놀이기구의 역동적 움직임을 곡선으로 형상화한 설치작품들을 통해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현재의 저를 설명하기에 과거의 기억은 필수적 요소라고 생각해요. 과거 기억들의 총체가 바로 오늘의 제자신이니까요. 과거 속 모든 이미지와 심상을 통해 저의 현재를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그가 말하는 ‘기억’은 특정한 추억에 대한 형상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현재를 구성하고 있는 파편 하나하나이다. 그는 놀이공원이라는 일시적이고 허구적인 ‘판타지’ 장치를 통해, 파편처럼 흩어진 과거의 기억들을 엮고 엮어 현재 자신의 감성을 그려낸다. “예전 작업에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주제를 정해 기승전결로 풀어내는 식의 작업을 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말로 설명이 되는 내에서 표현을 하다 보니, 제가가진 표현력을 분방하게 펼칠 수가 없었죠.” 이번 작업에서 정혜련은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할 수 있는 작업을 택했다. 정해진 주제와 기승전결에 연연한 작업이 아닌 작가 자신의 감성 속에 내재된 추상적 의지를 표현했다. 전시에 선보이는 그의 근작에는 움직임이 주는 우연함,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유연함이 고스란히 담겨졌다.

“제게 작업의 중심은 항상 저 자신이에요. 스스로가 끌리는 작업을 해야 작가로서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눈을 의식하고 타인이 기대하는 작업을 한다면 정작 제 자신에게는 의미가 없지 않나 싶어요.” 정혜련은 작업 속에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담는다. 그의 작업에는 어떠한 의도된 장치도 없다.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영감을 얻고, 있는 그대로의 감성을 담아 작업화 한다. 작품 속에 그려지는 판타지적 요소 역시 그가 어려서부터 지금껏 좋아해온 만화나 동화를 통해 얻은 감성의 일부로써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그려지는 것이다.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타인의 감정을 억지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고 소박하게 답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그저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가의 길을 걷고 싶다는 정혜련. 관객에게 정해진 이야기와 시선을 유도하지 않는 이번 전시를 통해, 꾸밈없이 펼쳐지는 정혜련만의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