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장재록, 수묵으로 그린 욕망의 풍경

Another Landscape

  •  

cnbnews 제231호 왕진오⁄ 2011.07.18 14:23:19

장재록은 1978년생 30대 초반의 회화가로서 국내에서 각광 받는 인기 작가다. 70년대 후반 태생으로서 그의 유년기는 한국이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시절이었고 더구나 그는 서울의 유복한 환경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다. 작가 장재록을 말하자면 예술계로 진출한 유복한 세대 작가다. 당연히 이 세대의 관심은 선배 세대들과 다르게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개인적인 삶의 일상에 치우치게 마련이다. 동양화의 운필로 현대 후기 자본주의의 일상을 다루는 그의 작품은 동양 고전적 회화 방법론인 필법에서 나오는 정신과 자본주의 세태의 물질 간의 암투이자 조화의 제시이다. 고전 동양과 현재의 세태가 멋들어지게 조화된 그의 작품은 도시 감수성에 걸맞은 수작으로 평가된다. 장재록이 일구고 있는 이러한 도시 감수성은 예술계뿐만 아니라 대중적 세계에도 적절히 침투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폭스바겐 한국, 폭스바겐 유럽, 스위스 라도(Rado) 등의 광고 모델로 사용되어 전 세계에 그의 작품 이미지가 보급되기도 했다. 장재록 회화의 주제는 도시 감수성이며 그의 소재는 직접적인 욕망의 대상이다. 자동차나 마천루가 한없이 즐비한 뉴욕, 라스베가스, LA, 유럽 도시들의 풍경이나 벤틀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 등의 해외 고가 명차들이 그렇다. 먹으로만 도시 풍물을 표현하는 장재록에게 어김없이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전공이 동양화이기에 검은 먹으로만 작품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장재록은 모든 색깔의 유화물감이나 아크릴 회화를 두루 다룰 수 있는 작가다. 그는 흑색의 먹이 지닌 은은함을 중시하기 때문에 먹을 다룬다.

먹이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재료이지만 타고남은 재가 먹으로 재생된 것이다. 먹이라는 아름다움을 위해 수많은 나무들이 타야만 했다. 즉 아름다움이란 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그의 주제 의식의 깊이와 재료의 선택은 맞물려 있다. 한 대의 수입 명차가 탄생하기 위해서, 하나의 도시풍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외지 근로자의 탄식이나 땀방울, 갖가지 사연들이 필요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주제 의식이다. 장재록 회화의 최대 장점은 관람자로부터 열린 해석을 용인한다는 점이다. 그의 회화가 도시 세태, 자본주의 세태에 대한 염려로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전반적인 도시 감수성에 대한 환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리고 계층이나 성별, 직업 분포에 따라 장재록의 회화는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업에 대하여 “저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제 그림은 제가 좋아하는 자동차와 현대적인 풍경을 그린 재창조된 하나의 현대적인 한국화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풍경의 풍경 속으로… 그는 전통을 계승하고 보존하는 것이 자신의 첫 번째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전시키고 대중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 역시 그의 첫 번째 의무가 되어야 한다. 동양화의 뛰어난 미적 표현과 깊이감을 언제나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미술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있어서 두드러진 특징이 아닐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만의 훈훈한 멋을 이어가려는 의지는 퇴색되지 않았으면 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에너지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전해지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려는 그의 의지를 통해 가끔은 도심을 벗어나 여유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고도, 이동할 필요도 없이 지금 당신이 서있는 그곳에서 달콤한 여유를 맛볼 수 있었으면 한다. 마음의 여유는 환경이 주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임을, 그가 그려내는 소박한 시도가 대중들의 삶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작가 장재록은 2005년 개인전 이후 ‘ANOTHER LANDSCAPE’라는 주제로 예술의 전당과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전개하였으며, 2006년 한국화 만남과 교류전, 2007년 한중현대미술교류전, 2008년 튀는 상상력 수묵의 신언어전 등의 기획 전시를 통해 그만의 감성을 표출하고 있다. 2006년 경향하우징 아트페어 대상, 단원미술대전 특선과 2007년에는 단원미술대전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2004년 단국대학교 동양화과 미술학 학사와 2010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미술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