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 최수안 통신원 lavita@naver.com 영국 여류 아티스트 트레이시에민(Tracey Emin) 개인전이 5월 18일부터 8월 29일까지 런던의 대표 문화지구 사우스 뱅크 센터 내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나의 삶이 곧 예술이고 나의 예술이 곧 나의 삶이다”라 말하는 트레이시에민. 13세의 나이에 성폭행을 당한 후 가출, 낙태, 폭음과 자살기도까지 상처로 뒤덮인 과거를 지닌 에민은 지금도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사랑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평론가들은 그녀의 지극히 개인적인 과거가 작품에 너무 많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그녀의 작품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어떠한 것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그녀만의 예술에 대한 관념과 방식을 독창적으로 풀어낸다. 전시관 벽면을 뒤덮고 있는 퀼트 작품은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만든다. 자신을 학대하고 삶을 놓아버리려고까지 했던 그녀는 이제 자신의 상처를 한 땀 한 땀 바늘로 꿰매려 몸부림친다.
보통의 여자라면 감추고만 싶을 과거의 치부와 상처를 그녀는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만들어진 이불로 상처를 살포시 덮는 절규와도 같은 그녀의 외침은 안쓰럽기만 해 차마 눈을 뗄 수가 없다. 에민은 표현주의 화가들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초기 회화 작품들을1992년에 모두 폐기해 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작품 속에는 어린시절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공포를 그림으로 남긴 뭉크의 모습이, 스물 여덟 해 짧은 생애 동안 고독과 죽음에 대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 놓고 간 에곤 실레의 모습이 잔상처럼 교차한다. 한편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은 데미안 허스트와 더불어 YBA(Young British Artists) 중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로 각광받고 있다. 196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그녀는 불우한 어린시절과 거리의 여인으로의 삶을 살았고, 상처로 덮인 과거들을 예술작품에 그대로 담아내 자서전적인 예술가로 불리운다.
텐트 속에 자신과 잤던 이들의 실명을 페인팅 한 “ 나와 잤던 모든 사람들”(1995년 작) 이라는 작품은 영국 미술계의 거물 찰스 사치에 의해 출품돼 세계인의 이목을 뜨겁게 달궜다. 감추고만 싶을 법한 과거를 세상에 예술로 드러냄으로 치유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트레이시에민은1999년 터너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