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같은 전설적인 부자들과, 그들의 후원을 받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천재적인 화가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엄청나게 많은 수의 명작들. 우리는 어쩌면 ‘르네상스’라는 네 글자를 듣고 감탄할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명작 미술로서의 르네상스를 넘어서, 그 감동 이면에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르네상스는 정말 그랬을까?’라는 도발적인 듯 보이지만 실상 가장 기본적인 질문과, ‘그렇다면 도대체 왜’라는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르네상스 시대는 알고 있던 것처럼 그렇게 부유하지 않았을 수 있고,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미술에 많은 돈을 쏟아 붓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을 인문주의의 부활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소비문화의 기원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이야기. 너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데, 지나치게 많기까지 한 르네상스 미술 앞에서, 늘 궁금했지만 물을 수 없었던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사회평론 펴냄. 양정무 지음. 2만2000원. 3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