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동안 한국적 조형성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온 작가 이진 개인전 ‘연꽃 만나러가는 바람같이’가 갤러리 반디트라소에서 8월 19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특히 전통민화와 감로탱(지옥 아귀도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부처에게 설법을 듣는 불화) 등에서 보여지는 기호학적 조형 언어들에 대한 연구는 이번 작업의 밑바탕을 이룬다. 사람과 삶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이진의 작품은 전통 민화와 한복을 모티브로 우리네 여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헌신적 삶을 살아온 우리네 여인상의 감추어진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 담긴 여인들의 모습은 단아하면서도 당당하다. 살짝 들어 올린 한복 밑으로 드러낸 발목, 한복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강렬한 느낌의 머리 모양새 등의 표현에서 작가는 단아한 여인의 모습 속에 세월을 견뎌온 여인의 강인함을 나타낸다. 또한 이것은 전통적 여인상과 함께 현대적 여성상을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절제된 모습 속에 드러나는 이러한 표현은 도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작품들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복디자이너 담연 이혜순 선생의 컬렉션을 모델로 시대를 넘나드는 한국 여인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