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호 김대희⁄ 2011.08.16 11:11:34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책이 미술관 속으로 들어왔다. 엄마와 어린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원화의 대규모 전시인 2011년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 속 세계여행’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7월 10일부터 8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영국 태생의 세계적 그림책 작가이자 한국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중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 총 31권 중에서 엄선한 280여 점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특히 전작 31권의 그림책 원화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원화 작업이 완성되기 직전의 아이디어 스케치 북을 최초로 공개해 생생한 작업의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이에 앤서니 브라운의 초기 작품부터 근작까지 전 작업들의 변화 과정을 생생하게 관찰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전시와 관련해 한국을 방문한 앤서니 브라운은 “어린이들은 창의성을 키워줘야 한다. 창의성 발달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모든 책은 결과적으로 성인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아이들과 교감을 이루려한 결과 작가의 이름보다 이미지로써 교감하기에 내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내 디지털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이 함께 참여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아날로그적 이미지들을 패러디로 번안하면서 거기에 팝적 이미지를 삽입함으로써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환상적 영상 작업을 선보였다. 두 작가의 장르는 다르지만 패러디, 풍자, 해학 등 작품을 풀어가는 큰 방향 면에서 유사한 부분이 존재한다. 이이남은 “동화 작가와 함께 하는 전시는 처음이었지만 작품보다 이미지로서 다가가며 아이들의 시각과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함께 전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픽 미술을 전공하고 의학 일러스트레이션, 카드 디자인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앤서니 브라운의 이력 때문에 그의 그림들은 대상에 대한 자유자재의 표현과 섬세한 묘사를 할 수 있는 뛰어난 기법들이 드러난다. 전시를 감상하다 보면 명확한 해답을 알려주는 그림이 아니라 보는 이가 실마리를 풀어야하는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원화의 세계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들게 된다. 02)3143~4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