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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남자가 만날 수 있는 섹시녀가 바로 나”

여배우 김지우, 뮤지컬 ‘렌트’에서 시한부 인생사는 여주인공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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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5호 이우인⁄ 2011.08.16 11:37:08

바비 인형이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 여성스러운 외모가 새침해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웬걸. 매너가 웬만한 남자보다 더 좋다. 뮤지컬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 김지우(28)에게서 받은 첫 인상이다. 김지우는 8월 2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록 뮤지컬 ‘렌트’의 여주인공 ‘미미’ 역에 캐스팅됐다. 대극장 공연은 그녀가 2005년 ‘사랑은 비를 타고’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지 7년 만에 처음 접하는 세계다. “아…. 벌써 그렇게 됐다니 모르고 있었네요(웃음). 7년차라도 저는 아직도 뮤지컬에 적응 중인 ‘뮤지컬 적응 배우’라서요.”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의 갈등과 친구와의 우정,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이 연출을 맡고, 강태을, 브라이언(플라이투더스카이), 윤공주, 김지우, 김경선, 조진아, 조형균, 박주형 등이 출연한다. 김지우가 맡은 미미는 ‘렌트’에서 가장 섹시한 역할이다.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에다 꼬불꼬불 파마머리를 풀어헤친 미미가 춥다면서 남자 주인공 로저를 유혹하는 장면은 ‘렌트’의 명장면 중 하나다. 미미가 2층 난간에 매달려서 춤을 추는 장면은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제 평소 성격은 남자 같은데, 미미처럼 뇌쇄적인 춤을 추려니 처음엔 손발이 다 오그라들더라고요. 더욱이 미미는 전문 댄서잖아요. 클럽은 정말 좋아하는데, 미미가 추는 춤은 클럽 댄스와는 또 다르니까요. 춤도 잘 춰야 하고 노래도 잘해야 하는데, 정말 어려워 죽겠어요.” ‘렌트’는 그녀에게 고민을 한 다발 안겨준 작품이지만, 과거 여러 인터뷰에서 정말 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을 만큼 ‘꿈의 뮤지컬’이기도 하다. 김지우는 “진짜로 ‘렌트’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많은 뮤지컬 중 유독 ‘렌트’를 하고 싶어 했던 이유가 뭔가? “공연을 직접 본 건 아닌데, 그냥 ‘렌트’라는 작품이 좋더라고요. 한참 뒤에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과 영화를 봤는데, 완전히 빠졌죠.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미국 젊은 세대의 고민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배울 것도 많을 것 같고, 가치관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고요. ‘렌트’가 제게 전환점이 되어 줄 거란 확신이 들어요.” - ‘렌트’에 출연하기 위해 박칼린 연출과 독대했다는데, 무얼 어필해서 뽑혔나? “감독님이 저를 보고 처음으로 물어본 건 체력적인 부분이었어요. ‘렌트’는 체력 소모가 많은 작품이거든요. 그래서 체력엔 자신 있다고 외쳤죠(웃음). 그 외엔 박 감독님이 제가 나온 ‘금발이 너무해’를 먼저 봐서 아시는지 별로 안 시키시더라고요.”

- 박칼린 감독은 일할 때는 ‘마녀’라는 소문이 있는데, 어떤가? “처음엔 겁을 많이 먹었는데 무서운 분은 확실히 아니었어요. 무서울 때도 있고 소녀 같은 면도 있어요. 감독님은 사전 공부를 많이 시키고 질문을 많이 하는 연출이에요. 뮤지컬 연습하면서 데스크 작업을 이렇게 열심히 한 기억이 없거든요. 배우 입장에서는 너무 좋죠. 감독님의 오픈마인드는 정말 저와 잘 맞아요.” - 미미는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인이다. 어떻게 연기할 생각인가? “미미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고, 이왕에 죽을 거 즐기면서 살자는 주의에요. 그런가 하면 죽음의 공포도 가지고 있죠. 미미의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려고 노력 중인데, 그러다 보니 요즘 많이 우울해요.” - 자신과 미미의 닮은 점은 뭔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고,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세에요. 저는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후회할지언정 겁 없이 덤비는 편이에요.” -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역할을 위해 일부러 뺀 건가? “주로 방송에서 활동할 때는 살이 많이 쪄 있는 상태였어요. 그때 빼곤 지금과 비슷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어요. 젖살이 많이 빠져서 그래 보이나 봐요. 요즘은 역할 때문에 일부러 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레깅스를 입을지, 핫팬츠를 입을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탱크톱을 입는 건 확실하거든요. 복근을 노출하려면 다이어트는 필수죠. 저는 배 쪽에 살이 몰리는 타입이거든요(웃음).” - 김지우만의 미미는 어떤 매력을 가진 여인인가? “저는 윤공주 언니만큼 테크닉이 좋은 것도, 노래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에요. 그래도 나만의 스타일로 바꾸는 재주는 있어요. ‘렌트’의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미미의 아픔이 딱 와 닿지 않는 거였어요. 저는 관객들이 미미를 이해하고 싶어지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싶어요. 남자 관객에겐 ‘저 여자 섹시한데 너무 무서워’가 아니라, ‘저 여자 섹시한데 나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하는 느낌을 주고 싶고, 여자관객에겐 ‘나도 저런 섹시한 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 ‘렌트’는 가수 브라이언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같은 연예인 출신으로 브라이언의 뮤지컬 배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오빠는 정말 최고예요. 가지고 있는 재능이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렌트’에서 ‘마크’ 말고도 오빠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너무 많아요. 또한 오빠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방송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다가 이쪽으로 넘어온 분도 연습실에 처음 들어오면 뮤지컬 배우들의 기(氣)에 눌리는데, 오빠는 전혀 주눅 들지 않더라고요. ‘렌트’에는 성(性)적 표현도 많이 나오는데, 오빠는 그런 것도 스스럼없이 재미있게 표현하고, 망가지는 일도 두려워하지 않아요. 오빠는 영어도 잘하니까 브로드웨이 진출도 가능할 것 같아요.” - 방송 활동은 뜸한 반면, 뮤지컬은 매년 2~3편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데, 뮤지컬 쪽에 집중할 생각인가? “뮤지컬 배우와 연예인 생활 두 쪽 다 놓을 생각 없어요. 욕심일 수 있지만 노력해서 양쪽 다 하고 싶어요.” - 끝으로, ‘렌트’를 통해 얻고 싶은 게 있다면? “느끼고 가는 게 많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 이미 많은 걸 얻었고요. 관객에게 ‘김지우, 진짜 잘해’라는 칭찬을 듣기보다는 연기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적인 목표죠. 이렇게 큰 작품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도 많이 되지만, 그럴 시간에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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