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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고양이 보여드릴게요. 야옹~”

뮤지컬 ‘캣츠’에서 그리자벨라로 열연하는 인순이·박해미·홍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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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8호 김금영⁄ 2011.09.05 11:16:07

“노래 ‘메모리’만 부르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속은 기분이에요.” 탄생 3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계의 대작 ‘캣츠’에 공동 캐스팅된 인순이, 박해미, 홍지민이 입을 모아서 하는 이야기다. 뮤지컬 ‘캣츠’는 아름다운 운율과 시적인 문구로 이뤄진 노래 ‘메모리’로 유명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 고양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그들은 귀띔한다. 국내 뮤지컬 디바 빅 3에 꼽히는 인순이와 박해미, 홍지민이 공동 캐스팅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캣츠’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9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그 막을 올린다. 각양각색 고양이들의 축제를 그린 ‘캣츠’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고양이의 삶을 인간의 인생에 비유하면서 용서와 사랑, 치유 등의 과정을 보여준다. 인순이, 박해미, 홍지민은 과거 아름다운 외모로 화려한 세상을 꿈꾸며 바깥으로 나갔다가 좌절을 겪고 돌아온 유흥가 출신 고양이 그리자벨라 역을 맡아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들이 어떤 그리자벨라를 보여주고자 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그리자벨라 역에 공동 캐스팅되셨는데, 자신만의 그리자벨라가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인순이(이하 인) “처음에는 단순히 고양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더군요. 젊고 거침없었던 그리자벨라가 망가지고 그리고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구들과 서로 화해하고 치유하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하기 위해 대사 없이 눈으로도 주고받는 등 수위 조절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아직 고민 중이에요. 계속해서 저만의 그리자벨라를 만들어가려고 해요. 박해미(이하 박) “섹시한 카리스마 아닐까요? (웃음) 제가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아줌마 역할을 많이 맡기는 했지만…. 무대에서 마음껏 매력을 분출하려고요.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여자거든요. 무대에서만큼은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지민(이하 홍)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제가 선배들 앞에서 감히 연륜이나 내공을 내세울 수는 없고 그나마 제가 가진 경쟁력은 ‘젊음’ 같습니다(웃음). 이 젊음으로 두 분이 100번 노래 부를 것을 저는 1000번 부르는 각오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 인순이 씨의 경우 최근 ‘나는 가수다’에도 출연하시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계신데 계속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시는 이유는요?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없나요? “희한하게 남는 게 힘이에요. 체력이 좋은 편이라 즐기는 편이죠. 일이 많아져도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또 내게 일이 주어졌구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요. ‘나는 가수다’ 같은 경우에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람에게는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기가 지나면 하기가 어려워지는 것들이 있어요. 또한 해보면 결과가 어떻든 미련은 남지 않는데 시도도 해보지 않는다면 후회, 미련이 남기 마련이죠. ‘나는 가수다’와 ‘캣츠’도 지금 하지 않으면 ‘1년 뒤 다시 내가 할 수 있을까? 나를 다시 불러줄까?’ 라는 생각에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여했어요. 제 노래에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망설일 게 뭐가 있겠어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을 하고 싶고, 할 것입니다.” “인순이 선배의 체력은 저희 모두가 인정해요. 워밍업 수업을 하는데 유연성과 체력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해주세요. 솔직히 연습하다보면 힘들어서 게을러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뭐 하는 거야. 선생님도 하시는데’라고 농담 식으로 말하기도 해요(웃음).” -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여자 뮤지컬 배우가 오래 무대에 서기 어려운 현실인데요. 박해미 씨와 홍지민 씨가 활발히 활동하는 비결이 무엇인지요? “저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무대에 임하는 스타일이에요. 무대는 성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하거든요. 4년 전 홍지민 씨와 더블 캐스팅이 돼서 무대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무명이었던 홍지민 씨가 ‘난 언니처럼 될 거야’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이렇게 저와 대등하게 ‘캣츠’에서 같이 연기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서로 끊임없이 노력한 거죠. 그게 비결이 아닌가 싶네요.” “뮤지컬이 너무 좋아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뮤지컬은 연습량을 절대 배신하지 않아요. 방송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편집 등 실수를 커버할 수 있는 장치들이 있으나 뮤지컬 무대에서는 한 치의 거짓말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더 노력하죠.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 부르며 관객들과 함께 에너지 교류를 하는 것이 미치도록 좋아요. 평생 뮤지컬을 할 생각이에요.” - 세 분 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유명하신데 노래 잘하는 비결이라도 있나요? “그냥 열심히 해요. ‘캣츠’에서는 노래를 부를 때 첫 음부터 높아서 힘들더군요. 고음으로 시작해서 고음으로 끝나서 버겁기도 해요. 어떻게 노래를 부를까 지금도 연구중이에요.” “이번 뮤지컬에서 승부수는 노래 ‘메모리’죠.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계속 연습했었는데 어느 날 너무 지겨워져서 ‘캣츠’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그닥 달갑지 않았어요. 그래서 홍지민 씨에게 하소연하니 ‘트레이닝을 받아보라’ 권해서 생애 처음으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한테 안 맞더라고요(웃음). 결국 스스로 그 장벽을 넘고 노래를 부르니 다들 놀라워하더라고요. 제게는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매번 뮤지컬에 임할 때마다 새로운 보컬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아요. 외국의 경우 좋은 연기와 노래를 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도와주는 시스템이 잘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잡혀있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뮤지컬마다 필요한 창법이 있는데 배우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거든요. 한국도 이런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신인 배우는 열심히 배우고, 기존 배우들은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네요.” - 고양이 역할을 맡으셨는데 실제로 고양이 좋아하시나요? “원래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고양이를 연기하면서 점점 새롭게 보게 됐어요.” “전 고양이 진짜 싫어해요(일동 폭소)! 예전에 영화에서 벽 속에 있는 고양이가 정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장면이 정말 안 잊히기 때문에…. 그런데 아들이 페르시안 고양이를 데려와서 한 1주일 보다보니 너무 좋아지더라고요. 사랑하게 됐어요(웃음).” - ‘캣츠’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요? “용서와 사랑, 치유와 화해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공연에서 이를 순간순간 알아차리기는 힘들 것 같아요. 조금 내용을 공부하고 오시면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그리자벨라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고양이들 중 하나일 뿐이죠. 수많은 고양이들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는 감동, 즉 하나하나가 다 주인공이에요. 그리자벨라의 이야기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높이 올라가야 하는 등 항상 죽음을 불사하고 공연에 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노력하고 있어요. 관객 분들에게 그런 노력이 전달됐으면 해요. 또한 마음을 여시고 보시고 행복을 느끼신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2008년에 제가 ‘캣츠’를 객석에서 보면서 정말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관객입장에서 볼 때와 제가 직접 배우로 연기하는 입장을 동시에 겪게 되니 상당히 다르더라고요. 제가 느낀 그 감동을 전달하고 싶어요. ‘캣츠’는 ‘배우들의 꿈이자 무덤’인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너무 동경하는 작품이나 그만큼 힘들기도 하죠.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많이 보러들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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