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다. 뮤지컬 ‘궁’ 연습현장에서 만난 최예슬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뮤지컬 ‘궁’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 하에 평범한 여고생 신채경이 황태자 이신과 정략결혼을 하고 궁에 들어가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최예슬은 여주인공 신채경 역을 맡아 열연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요구하자 최예슬은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듯 손가락으로 익살스런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뮤지컬 ‘궁’을 통해 얼굴을 알려 한국에서의 인터뷰가 다소 쑥스럽다며 얼굴을 붉히는 최예슬은 그야말로 풋풋한 여고생 그 자체였다. 하지만 자신의 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가기도 했다. 깜찍발랄하고 때로는 진지한 열정으로 임하는 등 천의 얼굴을 지닌 신인 유망주 최예슬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한국에서 뮤지컬 ‘궁’을 통해 팬들과 만나게 됐는데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18살 최예슬입니다. 뮤지컬 ‘궁’에서 여주인공 신채경 역을 맡았고요. 현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으로 노래와 춤, 연기 연습을 하고 뮤지컬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 너무 떨리네요.” - 뮤지컬 ‘궁’의 원작과 드라마를 봤나요? 봤다면 원작, 드라마와 다른 뮤지컬 ‘궁’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 ‘궁’의 완전 팬이랍니다. 원작 만화책도 다 샀어요. 드라마도 너무 재밌게 봤고, 특히 신채경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교복 안에 바지를 입는 등 똑같이 따라했었어요. 신채경이 황태자 이신에게 ‘신군’이라고 부르는 말투도 똑같이 따라하곤 했죠. 그런데 제가 지금 신채경 역을 맡고 있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뮤지컬 ‘궁’은 아무래도 춤과 노래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보니 보다 활동적인 느낌이 들지 않나 싶네요. 보시는데 지루하지 않으실 거에요.” - 뮤지컬 ‘궁’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공개 오디션에 지원했어요. 오디션이 처음이라 너무너무 떨렸어요. 뮤지컬 ‘궁’에 나오는 ‘돌아갈래요’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음역대가 높은 곳도 있어서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제가 원래 노래는 잘 못 불렀기 때문에…(웃음). 오디션에는 현역 뮤지컬 배우도 많이 오셔서 기가 많이 죽었었어요. 그래서 ‘내가 밀어붙일 것은 지금 학생이란 신분이다’라는 마음으로 ‘고등학생’이란 것을 강조했어요. 극중 신채경도 고등학생이잖아요.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그 점을 알아봐주셔서 뽑힌 것 같아요.” - 어린 나이에 유명한 작품에 출연하게 됐는데 한국 공연을 앞두고 매우 떨릴 것 같아요. 기분이 어때요? “진짜 너무너무 떨려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잠은 잘 자고 있어요. 무대에서 서는 게 많이 떨리지만 너무 영광스럽기도 하고 아직 배우는 과정이니까 열심히 임하려고 해요. 무대에 서면 마치 꿈꾸는 듯 멍해질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집중하려고 하죠. ‘나는 신채경이다’ ‘나는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요(웃음).” -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어요? “원래 가수와 연기자가 꿈이었어요.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뮤지컬 분야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게 돼 영광이에요. 어렸을 때는 발레를 10년 넘게 했었어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무용만 했죠. 그러다가 캐스팅이 돼서 춤에 대한 꿈을 잠시 접게 됐어요.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고요. 더 큰 꿈을 위해 잠시 쉬고 있습니다.”
- 지금 소속사에는 어떻게 캐스팅 됐나요? “2년 전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길거리 캐스팅’이 아닌 ‘미니홈피 캐스팅’이 됐어요. 회사에서 캐스팅을 담당하시던 분이 제 미니홈피를 보고 쪽지를 보내셨어요.” - 뮤지컬 ‘궁’을 하면서 당황스러웠던 적은 없어요? “제가 야맹증이 있어서 무대가 암전이 되면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거에요. 어디로 가야 하나 당황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사람들이 손전등으로 ‘이리 오라’고 표시해줘서 겨우겨우 자리를 찾아간 적이 많아요(웃음).” - 연습 현장을 공개할 때 첫 키스 상대가 김규종 씨라고 밝혔는데… “김규종 씨와 신채경 역을 맡은 곽선영 씨가 일본 첫 공연 무대에 섰어요. 그런데 마지막 키스신에서 곽선영 씨의 입술을 김규종 씨가 피하시는 거에요. 보통 연습할 때 직접 뽀뽀는 하지 않고 포옹으로 끝을 내거든요. 김규종 씨가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그러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다음 공연은 나랑 같이 하는데 어떡하나’ 하고 고민했어요. ‘저는 뽀뽀할까요?’라고 물어볼 수도 없잖아요(웃음). 그래서 제가 공연하는 날 물어보지 않고 영화에서 본 장면처럼 그냥 뽀뽀했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김규종 씨가 저를 피하시는 듯…(웃음). 저도 여고생이다 보니 첫 뽀뽀에 대한 환상도 있었는데, 너무 긴장했다보니 공연을 세 번 정도 할 때까지는 뽀뽀를 했는지 기억도 잘 못했어요. 한국 공연에서는 제가 아닌 김규종 씨가 리드하셔야겠죠? 김규종 씨, 파이팅(웃음)!” - 자신의 롤모델이 있다면? 나중에 만나보고 싶은 가수나 배우는 있나요? “롤모델은 특별히 없어요. 존경할 만한 분이 없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거든요. 누구 한 분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분들이 대단해 보여요. 많이 배워야죠. 지금은 아무래도 신채경 역을 맡고 있다 보니 같은 역을 맡아 보신 윤은혜 씨와 곽선영 씨의 연기를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만나보고 싶은 배우라면…공유 씨요! 너무 좋아요(웃음)!” - 돌발 센스 테스트입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는다면? “‘최’고로 ‘예’쁜 사람은 ‘슬’이다. 죄송합니다. 흑.” -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나요? “뮤지컬의 경우 곽선영 씨가 ‘김종욱 찾기’에서 맡았던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공부도 하고, 사랑도 하는 등 경험을 쌓아야겠죠? 그리고 악역도 맡아보고 싶어요. ‘나쁜 여자’의 매력에 끌리는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 및 각오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으로 드라마를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수에 대한 꿈도 버리지 않을 생각이고요. 일단 뮤지컬 ‘궁’ 한국 공연이 9월 16일부터 10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리니 많이 보러 와주시고요. 12월 일본에서 뮤지컬 ‘궁’ 공연도 잘 마칠 생각입니다. 많이 지켜봐주시고 예뻐해 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