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강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사랑이다. 제 좌우명이에요.” 섹시함의 아이콘으로 특히 수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파니(26). 그녀가 추구하는 것도 바로 사랑이었다. 이파니는 이 문구를 발목에 문신으로 새겨뒀다. 항상 사랑을 간직하려는 것처럼. 이파니는 현재 마광수 원작 연극 ‘가자! 장미여관으로’에 주인공 사라 역할로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연극은 파격적 노출과 함께 춤과 노래 등 퍼포먼스가 이어져 눈길을 끈다. 특히 이파니가 출연하는 날 공연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보이’ 모델 배우 출신인 그녀가 출연했던 연극들은 ‘야하다’며 선정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송에 출연해 “생활고로 아기 분유를 살 돈도 없어 섹시 화보를 찍은 적도 있다”며 힘들었던 경험을 고백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그녀다. 이파니 하면 사람들이 대부분 떠올리는 이미지는 야함, 섹시함이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섹시함 뿐이 아니다. 사랑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번 연극에서도 이파니는 주인공 사라가 돼서 사랑을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만큼 사랑을 주고 싶어 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요?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그림을 전공했어요. 만화가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가족들이 그림 그리면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반대를 많이 해 꿈을 접었죠. 하지만 못다 이룬 꿈을 지금이라도 이룰 생각이에요. 곧 에세이를 낼 생각인데 직접 그림을 그려 넣으려고 해요(웃음).” - 연예계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됐어요? “첫사랑 때문이에요(웃음). 20살 때 만난 첫사랑이 연예인이 되겠다며 저를 무참히 버렸거든요. 그래서 ‘그깟 연예인 내가 돼주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오히려 6개월 만에 그 첫사랑보다 제가 먼저 스타로 떠올랐죠. 여자가 독기를 품으면 뭐든지 된다니까요(웃음). 그 뒤 그 남자를 한 번 만났는데 이번에는 제가 뻥 차버렸어요(웃음).” - 공연을 준비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번 공연에선 노래와 춤 연습을 2주밖에 못했어요. 제가 박자를 잘 못 맞추는 박치에 라이브 안 되는 가수로 유명한데 말이죠(웃음). 덕분에 힘들었어요. 또 연극인데도 긴박한 쪽 대본이 나와 무대에서 대사를 바꿔 말하기도 했어요. 특히 힘든 게 키스신이에요. 영화는 키스신이 한 번이면 끝나는데, 이 연극에서는 애인이랑도 안 해 본 딥키스를 3분이나 하니까 민망하더라고요. 제가 술을 좋아하는데 양치질을 많이 해도 상대방이 술 냄새난다고 놀리더라고요. 주량이요? 소주 ‘여러’ 병…(웃음).” - 무대 징크스는 없어요? “예전에 제가 뮤직뱅크 생방송에 출연했을 때 실수를 해서 엄청 혼난 적이 있어요. 그 때 이후로 무대에 서면 노래하는 게 너무 떨려요. 노래방에서는 그렇게 잘하는 데 말이죠(웃음).” - 극 중 사라와 자신이 닮은 점이 있다면? “완전 닮았어요. 사라는 나이 많은 마 교수를 좋아하는데 저도 나이 많은 분을 좋아해요. 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아이도 있고 해서 중후하고 매력적인 남자가 좋더라고요. 극 중 마 교수가 변태적으로 나오기는 하지만…(웃음). 때로는 여성스럽고, 망가지고 싶고, 그러면서도 톡톡 튀고 싶은 것처럼 변화무쌍한 게 여자의 마음 같아요.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쉬웠어요. 또 역시 사라도 끼를 부리고 섹시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사랑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여자였다는 점에서 저와 닮았다고 느껴요.”
- 극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과 어려운 장면이 있다면? “오히려 ‘밥 먹었니?’처럼 편안한 대사를 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감정 표출 장면이 더 쉽고요. 극 중 울분을 토하면서 마 교수에게 ‘이게 무슨 사랑이냐’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이혼했을 때가 생각나 표현에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 유독 마 교수 작품에 출연하는 것 같아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마 교수님 작품의 임팩트가 커서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마 교수님 작품에 출연한 뒤 다른 연극도 살펴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가자! 장미여관으로’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전작과 이어지는 사라 캐릭터인거에요. 그래서 표현하기 쉽겠다고 생각했고 연출자 분께서 ‘역시 사라 역에는 파니 밖에 없다’는 말을 해주셔서…(웃음).” - 이파니 하면 섹시하고 성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어떻게 생각해요? 이미지 변신하고 싶은 마음은 있나요? “음…. 반반이에요. 제가 아직 26살이잖아요? 나이가 들면 이미지는 저절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섹시하다고만 봐주시는 건 아니에요. 아기 엄마에다 억척스럽다고 보는 분들도 계세요(웃음). 섹시하게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지금 순간을 즐기려고 해요.” - 스스로에 대해 자화자찬을 하자면? “혼자 슈퍼맘처럼 남들 도움 안 받고, 아이 잘 키우고, 하고 싶은 것도 다 하는 점이 기특하고 행복하죠(웃음). 아들이 6살인데 속 썩인 적이 없어요. 슈퍼 가면 사 달라고 보채지도 않고 의젓하죠. 또 제가 집에 들어가면 커플 인형 중 하나를 숨겨 놓더라고요. 제가 기분 상할까봐 그 어린 아이가 신경 써주는 거죠.” - 아들에 대한 자랑으로 이야기가 넘어간 것 같은데 아들이 연예인을 지망한다면? “저는 ‘네가 알아서 하라’ 주의에요. 반대할 생각은 없어요. 다만 강하게 키우려고 해요. 지금도 아이에게 ‘엄마는 돈 열심히 벌고 너를 사랑할 거야. 하지만 1만원까지도 다 쓰고 죽을 거야. 대학까지만 보내주고 손 뗄 거니까 네가 알아서 저축해야 해’라고 말해요(웃음).” - 미모와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혹시 외모 중 콤플렉스는 없나요? “제가 얼굴이 강아지상이에요. 고양이 상 처럼 코도 뾰족해지고 싶은데 성형을 하면 얼굴을 싹 다 갈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평생 이 얼굴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망언 인가요(웃음)? 몸매는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기를 낳고 78kg까지 쪘었는데 4개월 만에 40kg까지 감량해서 화보를 찍었어요. 저도 다이어트는 괴롭죠. 나중에 남편이 ‘쪄도 된다’고 하면 마음 놓고 먹을 생각이에요(웃음).” - 저 역할이라면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한 작품이 있나요? “제가 더 잘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액션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영화 ‘미녀삼총사’를 좋아하거든요. 특히 배우 ‘루시 리우’를 좋아해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요? “섹시한 남자요(웃음). 생각을 안 해봐서 모르겠네요. 저는 ‘오늘 하루 행복하면 된다’는 주의거든요. 미래를 쫓다가 아무것도 못 가져갈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 연극 ‘장미여관’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여관방 몰래카메라를 내 눈으로 찍는다고 생각해보세요(웃음). 뜬금없이 등장하는 재미들이 많아요. 스폰서를 강요받는 연예인 지망생, 선생과 제자의 사랑, 돈으로 이뤄지는 관계 등 무거운 주제를 공포와 멜로, 코믹으로 풀어냈어요.”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부족함을 벗고 자라는 사람이 될 거라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배우로서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대에서만큼은 배우로 봐주셨으면 해요. 내년 초에는 제가 직접 제작하고 출연한 뮤직비디오와 음반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재미있는 사업 많이 벌여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감사합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