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고난 중에도 따뜻한 대지 위에 머물며 일상 속 평화를 즐기는 여인들과 소통하는 작가의 쉼 없는 이야기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이 신비롭게 다가온다. 주옥같은 책들, 생각에 잠기게 하는 시들, 아름다운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작품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냈다. 조각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소통’을 통해 심오한 작품 세계가 사실은 무겁거나 전혀 어렵지 않은 일상에서 얻어지는 공통된 감정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엇인가를 읽고 보고 만지면서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좇아 쉬지 않고 작품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그러면서도 끝내 마음에 차는, 의도했던 작품을 만들지 못하는 인간적 고뇌와 회한은 조각으로 이미 명성을 얻었지만 평범한 한사람일 수밖에 없는 낮은 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낸다. 재승출판 펴냄. 김경옥 지음. 1만3000원. 26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