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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 모차르트가 사랑한 두 여신”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에서 알로이지아 역 맡은 최유하·김민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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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8-269호 김금영⁄ 2012.04.09 15:19:39

모차르트를 다룬 공연은 그동안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음악가이기 이전에 인간 모차르트의 면모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에 주목하는 공연이 새로 나와 눈길을 끈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4월 29일까지 막을 올리는 프랑스 원작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의 주인공은 모차르트만이 아니다. 그의 숙적으로도 유명한 살리에리를 비롯해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누이 난넬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특히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로 부인 콘스탄체와의 사연도 그려진다. 그런데 공연에는 콘스탄체 못지않게 눈을 사로잡는 마성적인 여인이 등장하니, 바로 콘스탄체의 언니이자 모차르트의 첫사랑, 그의 음악에 영감을 준 뮤즈, 알로이지아다. 알로이지아는 극 중 콘스탄체보다 짧게 등장하지만 첫 등장 순간부터 몽환적인 느낌을 담은 노래 ‘빔밤붐’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아찔하게 만든다. 이는 알로이지아 자체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생동감 있게 잘 표현한 배우 최유하, 김민주의 실력 덕분이기도 하다. 이 둘을 만나봤다. -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 최유하 “프랑스에서 공연된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 영상을 봤어요. 처음에는 여주인공이 콘스탄체니까 그 역으로 오디션을 보는 게 좋지 않겠냐고 주위에서들 말했는데, 막상 영상을 보니 알로이지아가 ‘빔밤붐’을 부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 장면을 제가 직접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알로이지아와 인연을 맺었어요.” 김민주 “오디션을 확인했는데, 기존에 모차르트 관련 뮤지컬이 많았지만 알로이지아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됐더라고요. 사실 알로이지아 캐릭터를 파악 못한 상태에서 콘스탄체 역으로 지원했는데 1차 오디션을 본 뒤 알로이지아의 노래를 준비해오라고 해서 다시 오디션을 봤어요. 지금 너무 만족스럽고 기뻐요. ‘빔밤붐’이 여자 배우로 꼭 해보고 싶은 장면이거든요.” - 기존에 모차르트를 내세운 공연들이 많은데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최유하 “음악이요! 보통 한 공연에서 음악의 흐름을 맞추기 위해 한 작곡가가 곡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공연에는 10여 명의 작곡가가 참여했어요. 프랑스 뮤지컬의 추세래요. 통일성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하나의 작품으로 잘 어우러졌어요. 작곡자들 중 1명을 만났는데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죽었다’며 ‘이제는 공연도 젊은이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팝과 락을 가미해 세련된 음악을 들려주는 거죠.” 김민주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댄서와 싱어 등 분야가 세분화돼 있어요. 쇼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드라마 또한 놓치지 않지요.”

- 극 중 알로이지아는 괴짜 모차르트에게 빠지는데, 두 분의 실제 이상형은? 최유하 “전 모차르트와 사랑에 빠질 수는 있을 것 같지만 하지만…. 이상형은 아니에요(웃음). 극 중 모차르트가 미친 듯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천재성에 매료되죠. 현실 세계에서 보자면 서태지 씨(일동 웃음)? 전 음악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적인 천재성이 있는 사람에게 반할 것 같지만, 현실적 이상형은 저를 지켜봐줄 수 있는 남자다운 남자에요.” 김민주 “전 남자다운 남자가 좋아요. 그러면서도 여자를 챙길 줄 아는 자상한 면이 있으면 좋겠어요. 모차르트의 가장 큰 매력은 천재성에서 나오는, 예측 불가능한 돌발성이에요. 남과 다른 독특함이 매력적이긴 하죠(웃음). 그래도 이상형은 남자답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 극 중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중 누가 더 매력적인가요? 최유하 “누가 더 매력적인지 말하기는 힘들고요(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라면 모차르트요! 모차르트 연기를 너무 해보고 싶어요. 모차르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김민주 “저도 모차르트요! 역할 자체가 굉장히 다이내믹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연인도 떠나고, 그러면서도 작곡에 매진하는 등 수많은 감정을 내포하고 있잖아요. 만나기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 상대역 모차르트로 고유진, 김호영, 박한근 씨가 나오는데 각자의 매력은? 최유하 “고유진 씨는 1막의 하이라이트 ‘장미 위에 잠들어’를 굉장히 절절하게 불러요. 관객 입장에서 정말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에요. 모차르트와 정말 잘 맞는 것 같아요. 리허설 때 몸의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기도 했는데 그런 모습조차 모차르트 같더라고요.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이미지가 맞지 않으면 무대 위에서 부자연스러운데 갈수록 모차르트가 돼가는 것 같아요. 거만해질까봐 이런 칭찬 해주지 않는데…(일동 웃음).” 김민주 “김호영 씨는 본인이 틀을 짜놓지 않고 무대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해 매번 다른 에너지를 주고, 새로운 감정을 일깨워줘요. 그게 항상 고마운 배우에요. 활발함이 매력적이고요. 지루하지 않게 잘 끌어가줘요. 박한근 씨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배우로 신선함이 최고의 장점이죠. 신인 배우라 그렇게 큰 기대를 안 하고 오는 분들도 있는데 안정적인 노래와 연기를 보고 ‘아! 이런 배우가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될 거에요(웃음).” - 서로 알로이지아와 닮은 점을 꼽는다면? 최유하 “민주가 가진 본연의 여린 모습이 알로이지아 역에 맞는 것 같아요. 키크고 당찬 면모도 이미지에 딱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실제 성격은 굉장히 털털해요. 민주가 체대를 나왔는데 한 번은 체대 시절 있었던 혹독한 훈련기를 예쁜 목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해 너무 웃겼어요(일동 웃음).” 김민주 “유하 언니 특유의 지적인 외모와 도도해 보이는 인상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차가워 보일 수도 있는데, 이 작품에서 알로이지아의 첫 이미지와 비슷해요. 실제 성격은 털털하고, 재밌고, 재치 만점에 매력 있어요(웃음).”

- 같은 역할을 맡았는데 라이벌 의식은 없나요? 최유하 “없어요. 서로의 동선을 가장 잘 알기에 체크해줄 수도 있고 오히려 힘이 돼요. 공연에 들어가면 같은 역이라 만나기가 힘들어 아쉬워요. 성남에서 첫 공연을 했을 때는 1막이 끝나고 민주가 어서 무대 뒤로 와서 제가 어땠는지 이야기해주기를 바랐어요(일동 웃음).” 김민주 “저는 언니랑 친구였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연습 때도 서로의 모습을 녹화해주면서 많이 봐줬어요. 성남에서 첫 공연 때 1막이 끝나고 갔더니 언니가 저를 보자마자 너무 반가워하더라고요. 기분 좋았어요. 만약에 언니가 저를 의식하고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을 것 같아요. 또 언니와 제가 표현하는 알로이지아가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 재밌기도 해요(웃음).” - 알로이지아 말고 욕심나는 역할이 있다면? 김민주 “모차르트 말고 말하자면…. 로젠베르크요?(일동 웃음) 극의 감초 역할인데 꼭 한 번 해보고 싶네요.” 최유하 “저도 모차르트와 로젠베르크 이외라면…. 로렌조? 모차르트의 작가로, 그가 욕을 먹을 때마다 지켜봐주는 역할이에요(일동 웃음).” -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최유하 “서태지 씨요! 하지만 안 하시겠죠? 전 아담 파스칼이요. 브로드웨이에 놀러갔을 때 우연히 커피숍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제가 뮤지컬 배우를 꿈꾸고 있을 때였는데 무작정 쫓아가서 ‘나는 언젠가 당신과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했어요. 록커 출신 배우로 어딘가에 매어있지 않은 자유로운 느낌이 좋아요.” 김민주 “전 양현석 씨…. 너무 팬이라…(일동 웃음). 농담이고 진짜로는 감히 조승우 씨라고 말하고 싶어요. 예전에 제가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에 앙상블로 출연할 때 조승우 씨가 주역이었는데 너무 멋진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한 번 상대역을 해보고 싶다고 꿈꿨어요. 어렸을 때 바라보던 오빠이자 커다란 존재의 배우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웃음).” - 관객들이 이번 공연에서 배우 최유하, 김민주의 어떤 모습을 봤으면 하나요? 최유하 “어려운 질문인데요. 전 지금까지 어떤 하나의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고 다방면에 걸쳐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바람이 항상 있고,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저 배우는 저런 역할만 하는구나’ 하는 편견 없이 알로이지아의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김민주 “전 오른쪽 옆모습이 더 예쁜데 이쪽을 봐주셨으면…(일동 웃음). 김민주라는 사람이 지닌 면이 반드시 있을 거예요. 프랑스 원작 공연과 똑같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저 배우가 가진 매력은 뭘까’ 하는 생각으로 공연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웃음).” 무대 위에서 고혹적이고 도도해보였던 그녀들과의 만남은 처음엔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했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니 친구처럼 수다를 떨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무대 위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로 아름다움을 빛내는 최유하, 김민주를 한 번 만나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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