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의 신비’ 이 책은 시인이자 소설가로 문학과 미술 관련 에세이를 집필해온 시리 허스트베트가 특정 미술작품의 의미를 다룬 에세이 9편을 모은 책이다. 학창시절 조르지오네의 ‘폭풍’이라는 작은 그림을 만난 경험을 시작으로, 허스트베트는 우리가 예술에 반응하는 방식에 기억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조르조네, 고야, 샤르댕, 모란디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두루 아우르며, 그림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야릇함을 면밀하게 다룸으로써, 그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미술작품을 마치 처음 바라보는 것 같은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전문적인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그저 지적이고 총명한 미술 애호가가 평생 마음에 담고 있던 그림들에 관해 조곤조곤 얘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로 쉽지 않은 주제를 풀어나간다. 그 글들은 하나 같이 독창적인 통찰력으로 가득하며, 그동안 전문가들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깜짝 놀랄만한 발견들도 찾아볼 수 있다. 시리 허스트베트 지음, 신성림 옮김, 뮤진트리 펴냄, 1만5000원, 316쪽. -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