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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고민이 만들어낸 예술 철학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야요이 쿠사마 대표작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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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75호 박현준⁄ 2012.05.21 10:45:41

“예술은 내 자신의 삶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의 싸움과도 같다. 우리는 무엇이며, 삶 그리고 죽음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가. 일본은 너무 작은 세상이었고, 봉건적 사회였으며, 여성을 차별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내 예술의 세계는 무한한 자유를 원했다.” (야요이 쿠사마 자서전 중에서) 1929년 일본 마츠모토 시에서 4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야요이 쿠사마는 아주 어려서부터 농사짓는 모습들, 꽃과 자연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의 십대는 2차세계대전 시기였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를 떠나 일을 하면서도 계속 그림을 그렸다. 1940년대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50년대 중반에 일본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58년 뉴욕으로 건너가 1973년까지 그곳에서 핑크색 기모노에 꽃무늬 모자를 쓰고 뉴욕의 거리를 배회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알렸다. 야요이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 나는 언젠가 이 도시를 지배할 예술가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1960년대 냉전시대의 뉴욕을 중심으로 한 아방가르드 예술은 앤디 워홀을 필두로 한 서양인 그리고 남성 위주의 예술시대였다. 야요이 쿠사마는 여자로, 그리고 동양인으로서 그곳에서 예술 활동을 시작했고 그녀는 희망대로 이제는 활동 중인 일본 예술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이 됐다. 루이비통이 후원하고 6월 5일까지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열리는 야요이 쿠사마 개인전은 60년이 넘는 그녀의 작품들 중 초기작부터 대표작만을 엄선해 이뤄졌다. 평론가들은 “야요이 쿠사마는 80년 평생 동안 동양과 서양, 남자와 여자, 어둠과 밝음, 주류와 비주류 사이를 오가며 예술활동을 펼쳐왔다”고 평한다. 여성을 차별하던 봉건적 일본을 떠나왔지만 뉴욕 역시 이방인인 그녀에게는 예술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만만한 곳은 아니었으리라. 그래서일까, 그녀의 작품을 보는 내내 알 수 없는 안쓰러움과 힘든 마음이 든다. 실제로 그녀는 정신질환을 앓아 3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병원 바로 앞에 스튜디오를 열고 작업과 치료를 병행했던 작가의 혼란스럽고도 외로운 마음은 그대로 작품에 담겨 있다. - 최수안 런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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