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입시경쟁에 시달리는 한국 고교생들에게서 사라진 줄 알았던 백일해가 집단발병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전병율)는 전라남도 영암군의 한 고등학교에서 백일해 집단발생을 확인하여, 정확한 발생규모와 전파경로를 파악한 후 임시예방접종 등 방역대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에서는 중간고사 기간 중 기침 환자가 평소보다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보건소에 신고(5월 14일)한 이후, 관할 보건소 및 시도에서 환자 규모 파악 및 원인 병원체 규명을 위한 초기 역학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병율 본부장은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자율학습 등으로 지친 학생들의 면역력이 약해져 백일해가 발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초기 역학조사 결과 호흡기 질환 집단발생이 확인된 고등학교는 28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기침과 인후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환자들이 지속 발생하였음을 확인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레지오넬라 및 결핵 검사 결과 검출된 균은 없었다. 이후 중앙역학조사반에서 1차 현장 역학조사를 하였고, 이 때 확보한 검체로 백일해 유전자 증폭검사(PCR)를 실시한 결과 5.25일 백일해 균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백일해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환자 격리치료, 접촉자 유증상 발생 감시 등 치료 및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인근 학교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환자 능동감시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전파경로, 정확한 발병 규모 파악 및 확산 차단 조치를 위하여 질병예방센터장을 단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반을 구성하여 긴급히 현장 대응 및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5월 25일 전문가 (백일해 예방접종 분과위원회) 자문을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임시예방접종의 대상·범위를 결정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백일해는 제2군 법정감염병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며 일반적으로 7~10(4~21)일 정도의 잠복기를 가진다. 백일해에 감염되면 처음에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나 차차 기침이 심해지며 발작적인 기침이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