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8호 최영태⁄ 2012.06.13 11:06:39
최근 한부모가족이 새로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한부모가족의 부모가 일반인들보다 스트레스를 3배 이상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소득 수준과 최종 학력이 낮을수록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가 더 높았으며 알코올 사용 장애와 자살생각 등으로 이어져 이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제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인 교수팀은 지난 2011년 6월 7일부터 24일까지 서울시 양천구에 등록된 한부모가족에 속하는 291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상태 실태를 조사해 2009년 동일 지역 일반 인구대상의 조사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끼는 스트레스 지수 41점 이상을 나타낸 경우가 21.34%로 일반 인구의 6.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또, 우울증 증상도 심각해 한부모가족 부모들의 우울증상 점수가 40.84±8.44점으로 일반 인구 조사의 14.5점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미혼모 가족이며 젊은 연령, 낮은 수입과 학력일수록 스트레스와 우울증 증상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에 시달리면서도 '그래도 애 낳은 여자'인 미혼모를 저주하면서 공공 지원 안하는 나라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부모가족의 부모들은 갑작스러운 가족해체와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인해 일반인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이러한 심각한 스트레스는 약물 오남용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한부모가족 부모들의 알코올 사용 장애와 자살 생각 척도 점수도 일반인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 이들을 위해 정신적인 보건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조사 당시 일반가구 중 한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 미혼자녀로만 구성된 한부모가족 수가 137만 6천 가구에서 2010년 159만 4천 가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6%에서 9.2%로 조만간 두 자리 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천구 정신보건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수인 교수는 “양천구 정신보건센터에서는 2012년부터 한부모가족 부모 및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의료비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양천구에서도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한부모가족의 부모들이 이러한 제도를 적극 이용한다면 더 심각한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