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해 보이면서도 짧은 선들과 밝고 경쾌한 색감이 어우러져 강인한 인상을 주는 추상작가 하태임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 3전시장에서 6월 27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린다. 하태임은 소통이라는 주제에 이어 통로라는 제목의 작업을 하는데 완벽한 소통은 어렵다는 생각에 그 통로를 만들고자 했다. 작품의 트레이드마크인 다양한 색으로 이뤄진 컬러밴드는 지우는 행위에서 나온 그녀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초창기 진정한 소통이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문자와 소통에 관심을 갖게 됐고 문자나 부호 등을 그렸어요. 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지식이나 문자, 부호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지워나가게 됐죠. 그때 밑그림으로 그린 문자를 지우던 방식이 지금의 컬러밴드 작품이 됐어요.” 그녀는 작업을 할 때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 진행 상항에 따라 작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캔버스 위의 여러 색 컬러밴드들은 한 번이 아니라 수십 번 칠한 결과다. 한 획을 긋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위에 또 칠하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색을 묽게 만들어서 투명하게 칠한다는 점이다. 최대한 투명하게 하기 위해 여러 번 덧칠하는데 그 이유는 밑바탕 색이 비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색들이 서로 교차하지만 묻히지 않고 보이게 된다. 맑고 투명한 색을 추구하려는 그녀의 의지가 담긴 작업이다. 최근에는 컬러밴드의 길이도, 크기도, 색감도 형형색색으로 더 화려해졌다. 이번 전시는 점점 컬러밴드들이 살아나는 모습으로 선의 결 그리고 속도감까지 느껴지는 하태임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