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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변추석 “박근혜 ‘모나리자 미소’는 국민대통합 힐링 담겨”

변추석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진실과 감동 ‘여백의 미’ 강조, ‘인간 박근혜’ 강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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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5호 최정숙⁄ 2012.12.17 11:29:29

“크든 작든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했던 그날의 상처는 저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살렸습니다. 그 때부터 남은 인생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저를 바칠 차례입니다.” “어머니와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같은 강인함으로, 끝없는 책임감으로, 따뜻한 섬세함으로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습니다. 시작됩니다. 여성대통령이 이끌어 가는 새로운 변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TV광고인 ‘상처’편과 ‘어머니의 나라’편에 등장하는 문구다. 박 후보의 광고는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감동과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박 후보의 광고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사는 변추석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장이다. 국민대 조형대학장 겸 디자인대학원장인 변추석 본부장은 광고 쪽에서 30년을 근무했다. 광고회사인 LG애드 출신인 변 본부장은 각종 국제포스터 전시회·광고전 등에 입상했고,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을 지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일본 서예가와 함께 공식 포스터를 제작한 명실공히 최고의 광고·홍보전문가다. 변 본부장은 박 후보의 경선 캠프에 이어 대선 캠프에도 합류했다. 변 본부장이 박 후보 캠프에 들어온 것은 그의 명성도 있었지만, 정치권의 시각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박 후보의 의지도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 본부장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대선 광고는 TV, 인터넷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는 박 후보의 포스터에서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변 본부장이 말한 ‘3초의 예술’인 포스터의 우선 순위는 사진이다. 위압감 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 박 후보가 국민에게 소박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로 만들었다. 변 본부장은 “과장해서 웃거나 위엄 있는 요소보다는 모나리자와 같은 약간의 미소”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로고송은 특별한 콘셉트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변형했다. ‘그 여자’, ‘버터플라이’ 등 유명 가요는 물론 댄스 메들리에는 ‘미스터’, ‘롤리폴리’, ‘사랑은 무브’ 등 아이돌 노래가 포함됐다. 새누리당은 아울러 박 후보가 직접 부른 로고송 ‘행복을 주는 사람’을 공개하며 친근감을 더했다. 박근혜 국민행복캠프는 “박 후보가 로고송 제작에 직접 참여한 것은 비록 서투르지만 한 발짝이라도 더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공 들여 만든 로고송이지만 안타깝게도 박 후보의 유세현장에서는 많이 들을 수 없었다. 박 후보의 춘천 유세를 수행하던 보좌관과 캠프 홍보관계자가 순직했기 때문이다. 숨진 이들을 위해 새누리당은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했고, 며칠 동안은 로고송을 들을 수 없었다.

박 후보의 광고 작업을 이끌었던 변 본부장은 정치 광고가 처음이다.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그는 대선이 끝날 때까지 박 후보의 홍보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다음은 CNB저널과 변추석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11월 27일 ‘국민을 향한 다짐과 선언’이라는 제목의 1분짜리 첫 TV광고 내용이 공개됐다. ‘여러분께 저를 바칠 차례’라는 내용이 인상적인데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광고 기법이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제품의 특성을 드러내 제품을 홍보하는 기법)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만드는데 박근혜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니크한, 즉 자신만이 갖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어떤 특별한 이야기들이 없으면 일부러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박 후보는 정치 경륜이 있고 많은 경험이 있고 살아온 과정들 중에 수많은 자산을 갖고 있다. 왜 박근혜인가를 보면 많은 장점이 있다. 오랜 정치 경험, 준비된 후보, 약속 실천, 위기 극복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광고화 시킬 소재를 찾다보니 2006년 면도칼 피습 사건이 생각났다. 그것이 후보의 인생역전을 가장 잘 나타낸 상징적인 소재다. 그 소재 자체가 굉장히 한 편의 드라마 같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국민들의 성원에 다시 살아나 지금까지 정치인으로 살면서 많은 훌륭한 일을 했고, 본인이 정치인으로 새롭게 살아야겠다는 계기가 됐다. 이것은 한편의 드라마고 한편의 스토리다. 광고에 활용하기 좋은 소재였다. 그거를 갖고 물리적인 상처는 물론 정신적 상처까지 포함해서 국민들을 치유(힐링)하는데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는 거다.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서 본인이 다짐하고 국민들에게 선언한 것을 광고에 삽입했다. 이는 가공이 아니고 팩트(사실)다. 있는 사실을 찾은 거다. 광고용어로 파인딩이다. 그런 것이 없는 사람은 만들어야 한다. 박 후보의 광고는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 그대로 옮긴 거다. 피습 사건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상기시키고, 몰랐던 사람들한테는 알게 해 주는 거다. 그 때를 생각해 보면 박 후보 본인의 선거도 아니었고 지원유세였다. 당시 박 후보가 피습을 당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수술을 받은 뒤 깨어나 가장 먼저 한 말이 ‘대전은요’였다. 공적인 위치와 책임감 때문에 박 후보의 정신은 그걸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소명의식과 책임감이 강했다는 증거다. 그래서 그 사건이 유명해진 거다. 그 사건은 광고 효과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좋은 소재였다. 우리는 그런 사실들을 중심으로 광고를 이끌었다.” - TV광고 2편으로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더십’과 ‘박근혜가 바꾸는 세상’이 공개됐다. ‘박근혜가 바꾸는 세상’에서는 “확 바꿔부러, 확 바꿔뿌라마” 같은 사투리가 기억에 남는다. “2편은 우리 시대 서민들을 먼저 내세웠다. ‘사투리’편에서 박 후보는 깨끗한 정치, 정치 쇄신을 펼치겠다고 연설하고 있고, 이를 본 국민들이 동의를 한다. 여자가 돼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그래야 뭐가 바뀌어도 바뀌지 하고 말이다. 지금 국민들이 갖고 있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박 후보가 연설을 통해 깨끗하게 만들겠다고 하고, 이에 동조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거다. ‘위기에 강한 글로벌 리더십’에서도 ‘경험 없는 선장은 파도를 피해 가지만 경험 많은 선장은 파도 속으로 들어간다’는 내레이션으로 경륜을 강조했다.”

- 신문광고에 대한 설명도 해 달라. 11월 28일 공개된 것 중 한 버전은 태극기를 배경으로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약간 위쪽을 쳐다보는 박 후보의 사진과 함께 ‘지난 반세기 동안 해내지 못했던 일, 여성대통령이 해 내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 다른 버전에는 군복을 입은 박 후보가 망원경으로 왼쪽을 쳐다보는 사진에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준비돼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와 있는데 이에 대해 설명을 한다면. “후보가 미래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거다. 미래지향적 세상, 희망적인 대한민국 시각적 요소로 말해주는 ‘비주얼랭귀지(visual language)’다. 미래의 대한민국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거라는 것을 보여준 거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남성이었다. 역대 대통령이 잘한 일도 많지만 못한 일이 많다. 남성리더십이 하지 못한 것은 여성의 섬세함과 책임감으로 할 수 있다는 여성리더십을 강조했다. 통합의 정치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 선거벽보와 관련해서 설명해 달라. 박 후보의 사진 위주로 경력과 학력을 넣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게 QR코드를 넣었다. “포스터는 ‘3초의 예술’이다. 3초 동안 보고 인상에 남게 해 주는 거다. 이번 박 후보 포스터는 여백을 좀 줬다. 위압감 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서다. 포스터의 우선 순위는 사진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박 후보가 국민에게 소박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미지로 했다. 미소도 적절하게 해서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술적인 것을 다 뺐다. 과장해서 웃거나 위엄 있는 요소보다는 모나리자와 같은 약간의 미소다. 경력이나 학력을 안 넣은 것은 박 후보의 얼굴이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굳이 넣을 필요가 없었다. 포스터 우측 하단에 QR코드를 넣은 것은 포스터가 다른 정보와의 가교 역할을 하게 하기 위해서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CF 영상이나 홈페이지와 연결된다. 정보를 다시 제공하고 시선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 경선 캠프에 이어 대선 캠프에 합류해 홍보를 맡았는데 대선 막바지에 이른 소감은 “정치 광고는 해보지 않았다. 일반 홍보나 광고는 30년 했다. 그 쪽에는 나름대로 내공을 쌓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치 광고는 광고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우선하다 보니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 광고는 하나하나 축척해서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고정 관념을 심어주는 거다. 창의적 세계에서는 고정관념이 안 좋은 의미로 사용 되지만, 브랜드에서는 계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레임을 만들고, 사람들의 생각을 한쪽으로 굳어지게 한다. 자기 이성보다 광고 메시지를 통해 원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하는 거다. 그렇게 만드는 거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시간이 걸린다. 대선 광고 같은 경우는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21일 정도밖에 펼칠 수 없다. 이 기회에 제대로 못하면 안 된다. 그래서 어깨가 더 무거웠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콘셉트를 수정 할 수 있지만 정치 광고 특히 대선 광고는 한 번 실수 하면 끝이다. 수정을 못한다. 난 광고 홍보전문가인데 일반 광고와 또 달라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졌고 적잖은 스트레스도 받았다.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선거 광고는 상대가 명확하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영향을 받는다. 순간순간 대응해야 한다. 브랜드는 긴박하지 않다. 예를 들어 라면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한 가지가 아니다. 경쟁을 하지만 짧은 시간에 경쟁자가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런 게 일반 광고와 대선 광고의 차이다. 대선 광고는 그야말로 진검승부다.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 일반 검객들은 하다가 도망가도 다시 악수하지만 진검승부는 한 번에 끝난다. 그런 긴박함이 다르다. 처음에는 정치라는 특수성을 이해해서 담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고, 후보 쪽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일할 수 있게 해 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 캠프 합류 전에는 박 후보와 잘 몰랐다고 했는데 지금 옆에서 본 박 후보는 어떤가. “박 후보를 옆에서 보는 것과 언론에 비쳐진 박 후보는 차이가 많다. 실제 보면 소박하고 검소하고 인정이 많고 따뜻함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박 후보의 언론에 비친 모습은 냉철하고 진중하고 그런 이미지가 많더라. 옆에서는 인간 박근혜가 느껴지는데 그런 것들이 국민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대선 끝날 때까지 소통하는 박 후보의 모습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 대선 이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대학으로 돌아갈 거다. 새누리당에 합류하면서 내가 몰랐던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학생들에게 이론을 넘어 실질적인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학교로 돌아가서 학생들에게 내가 공부한 것들을 전해줄 생각이다.” - 최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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