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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 작가, 빛을 향한 구도의 길

유년시절 추억과 자화상, 미적 오브제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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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12-313호 왕진오⁄ 2013.02.12 10:27:52

달빛을 보며 떠올리는 고향에 대한 추억,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과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들을 추스르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영원한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지난 15년 간 빛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한호(41)는 유년시절 기억과 빛에 대한 아련한 감정의 형상을 단면적으로 미디어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펼쳐내고 있다. 오랜 시간 빛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작가는 빛이 주는 인간의 팩트인 희망, 몰입, 카타르시스 등을 작업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한호 작가가 수많은 오브제 가운데 빛에 주목하게 된 사연은 애잔할 정도로 개인사의 굴곡이 배어있다.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던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 제 마음 속에 들어있고, 그 그리움을 해소하기 위해 달빛을 보며 대화를 한 기억이 영원한 빛의 원천을 제시한 작품의 코드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일까. 한 작가의 작품에는 유년의 기억을 역추적하고 동심의 향연과 빛의 인상이 절대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가 이야기 하는 빛의 이야기는 동심 속에 꿈이 만들어내는 자연과 우주, 태양과 달 그리고 바다와 호수위에 떠 있는 달과 해를 소년이 바라본 물위의 자신의 모습과 동무가 되어준 별들과 달과 해의 빛의 부서질 듯한 파장의 노래가 담겨있다.

달과 해의 노래 속에는 작가가 머문 흔적과 자신의 자화상들이 흔적처럼 희미하게 보여진다. 한국, 파리 그리고 뉴욕, 북경에 머물며 스스로 하나였지만 현지에서 작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했던 달과 해의 흔적은 다르다. 한 작가는 화면에 바다 호수 우물 속에 들어 있는 달들과 태양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머문 곳마다의 특징적인 재료로 달을 표현했다. 한국에서 표현된 달과 빛의 연작들은 역사의 파편적인 흔적과 기억의 여운들이 담겨있다. 소박한 한 소년의 꿈을 통해 보여준 세상의 이야기들과 작가 자신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미적 조형언어를 통해 표현해 낸 것이다. 한 작가의 최근 작업은 어느 날 빛의 연속성을 생각하다가 캔버스를 관조하면서 우연히 화면에 뚫린 빛의 구멍으로 새어나온 빛을 바라보면서 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마치 어린 시절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뇌리에 각인된 별빛과 유사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것이다. "채색된 캔버스의 표면에 송곳으로 수많은 타공을 하고 나면, 마치 우주의 은하수처럼 수 많은 별빛의 모양이 만들어지게 되었죠. 이 작업을 할 때는 순례자가 절대자에게 다가가려는 구도의 자세처럼 매우 진지해지고, 때론 명상의 시간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작업이 실제 공간을 페인팅에서부터 미디어로 연결시키는 신작의 탄생과정이었다. 한 작가는 "우리가 살아온 궤적은 현실에서 이루어졌지만, 이상을 바라보고 사는 것 같습니다. 현실이라는 것도 리얼이겠지만, 언리얼의 세계도 존재하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주려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보려고 했습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빛을 통해서 한 작가는 사람들이 소통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느끼며, 누구나 그리워하는 것을 보는 계기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예술가의 길이고, 자신이 걸어야 하는 삶의 여정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작가는 경험과 질곡을 통해서, 예술가로서의 생활과 철학 등이 장소와 공간의 영역 때문에 변화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을 놓치지 않고 지속하기 위해 나름의 미래의 비전을 마음에 새기고 작업에 정진하고 있다. "시대적인 소통의 수단으로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를 동양성과 한국인의 가진 정서를 버무려 세련되고 완벽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작업을 펼쳐보려 합니다. 뮤지엄 프로젝트로 컴퓨터그래픽(CG)영상도 작품에 함께 녹이고 있습니다."

‘빛의 시리즈’ 통해 관객과 호흡 또한 "이 영상과 입체의 결합, 설치와 미디어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화면을 만들고 그 작품들 사이에 퍼포먼스라는 과정을 통해 작가로서 제가 직접 작품에 참여함으로서 종합예술적인 접목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고 앞으로의 작업의 여정을 밝혔다.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노마딕의 여정을 작품으로 펼치려는 한호 작가의 시도는 2월 16일부터 3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이브갤러리에 마련한 '빛의 시리즈(영원한 빛)'을 통해 펼쳐진다. 영상을 만들어 기존의 인간이 가진 두 가지 사실, 꿈과 이상을 바라보는 한호의 시각을 빛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세상과의 대화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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