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를 살아가며 상처받은 인간의 부서진 심장을 하나하나 조합한 형태의 완벽한 조각으로 관람하는 이들로 하여금 부조리하고 서글픈 현실의 삶을 자각시키는 소현우 개인전 ‘잔혹동화’가 노암갤러리에서 3월 13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소현우는 스테인리스 스틸판을 조각조각 잘라내고 기워내는 방식의 작품들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대변한다. 그는 조각을 통해 자본주의를 살아가며 발생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무언의 폭력과 공격성을 발생시키고 영리를 위한 수단으로서 타인을 향한 착취와 파괴에 대한 현실의 잔혹함을 폭로한다. 또한 이러한 현실을 무기력하게 순응하고 인정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서글픈 인간의 초상을 대변한다. 특히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가 보여주는 동화는 달콤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씁쓸하면서도 파격적이다. “실상은 허구인데 제품처럼 만들어놓으면 그것에 현혹돼 ‘멋있다’고 느끼는 일이 많죠. 달콤한 허구만 보려하고 쓰디쓴 진실을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이에요. 작업을 통해 그런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지금껏 성스러운 종교적 이미지, 판타지적 신화의 이미지와 대중적인 캐릭터의 차용을 통해 역설적이며 위트 있는 형태로 재구성한 조각들은 이번 4번째 개인전에서 멈춰진 조각의 형태에서 움직이는 형태의 조각의 형태로 변모됐다. 달콤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르골 위에서 360도로 회전하며 동력을 통한 움직임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더욱 강화시켜 힘 있는 작업으로 변모시켰다. 특히 전작과 다른 브론즈 형식의 작품들도 눈에 띄는데 브론즈 조각의 특성답게 더욱 무게감이 실려 메시지에 힘을 더한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