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꿈의 ‘마스터스’ 대회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내셔널 GC에서 개최된다. ‘마스터스’는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1934년 창설된 이래 오직 이곳에서만 열리고 있다. 코스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해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권위를 축적해 왔다. 필자는 지난해 말 꿈의 마스터스 현장을 미리 다녀왔다. 한 번도 가기 어렵다는 이 코스를 세 번이나 가게 된 건 영광이자 행운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애틀랜타까지 비행기로 14시간 반, 여기에서 다시 오거스타시까지 자동차로 무려 4시간이 걸렸다. ‘그린재킷’ 회원이 동반해줘 경비초소를 지나 울창한 매그노리아 숲을 통과해 클럽하우스에 도착한 뒤 라커룸에서 골프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겨울 기운을 느끼며 코스에 나가보니 넓은 페어웨이에 라운드를 하는 팀은 한 두 팀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런지 싸늘한 바람만이 얼굴을 스치는 고요함만 가득했다. 아직은 구름처럼 모여든 갤러리들의 열광과 탄성은 찾아볼 수가 없다. 드디어 흥분과 기대를 안고 1번 홀(티 올리브)에서 우리 일행 4명은 기념촬영을 마치고 마스터스 티가 아닌 멤버 티에서 각자 힘찬 티샷을 날렸다. 마치 마스터스의 주인공이나 된 것처럼 신바람이 났다.
전반 9홀은 비교적 평탄하고 페어웨이는 꽤 넓은 편이지만 그린의 언듈레이션을 읽기가 어려웠다. 그린이 빨라 스코어의 성패는 대개 퍼트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후반 9홀에는 그 유명한 ‘아멘코너’인 11, 12, 13번 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3개 홀은 골퍼들이 아무리 지혜를 짜도 신의 도움 없이는 무사히 통과할 수 없다는 정설이 나 있는 난코스로 유명하다. ‘아멘코너’의 이름은 미국의 유명한 골프라이터인 허브위렌 윈드시아 씨가 붙인 이름이다. 그 유명한 12번 파3홀에서 티샷을 날리니 공은 그린 위에 안착했다. 기분이 좋아 그린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했다. 18홀을 돌면서 TV생중계에서 본 3만5000여 명의 관중의 함성과 탄복을 매 홀마다 상상해봤다. 한 타 한 타에 환희와 좌절이 교차되는 이 세기의 대결에서 신이 점지한 사람만이 우승할 수 있다는 마스터스의 정설을 그대로 믿고 싶었다. 최경주, 양용은 선수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