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호 왕진오⁄ 2013.04.04 13:39:56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야 자신이 그리는 그림의 참 맛을 느낀다는 작가 최울가. "유행은 시간과 관객의 반응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하지만, 스스로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감성적 변주를 가지고 역사를 통찰하는 의식으로 작업을 일괄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가장 본질적인 자세인 것 같다" 그가 그려내는 자신의 그림은 누군가에 의해 강제된 작업이 아닌, 자신이 즐기는 작업으로서 외부의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끝까지 완수 하는 것으로서 창작의 고통을 가장 행복하게 이겨내는 가장 예술적인 삶을 걷고 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울가(60) 작가가 'Are You there'라는 타이틀을 갖고 오는 4월 10일부터 5월 15일까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갤러리 101에 신작 그림 15점과 2점의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 최울가는 전작에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놀이'시리즈 작업을 통해 "자유스러운 기운이 작품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자신의 자유로운 사고의 발현"이라고 주장했다. 특정한 주제가 아닌 자신만이 그려내는 사고의 이미지를 정형화하기 보다는 시대적 환경에 따른 자신의 감정을 손이 가는 데로 붓에게 맡겨 그려지는 그림을 통해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표현을 한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의 낙서와도 같은 그의 작업은 대상의 형태나 내용, 색감 모두 눈에 익숙한 잘 그려진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대상의 재현이 그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울가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원래가 끝없는 놀이를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고 또 놀이를 위해 일하고 놀기 위해 돈을 벌지요. 즉 인간의 존재이유는 즐거운 놀이를 탐닉하기 위함이고 그것을 즐기기 위해 일하는 거예요"라며 자신의 그림에 담긴 의미를 역설한다. 또한 "왜 모든 것을 다 표현 하려고 하나"라는 화두를 가지고 절제된 사회와 자연스러운 원시적인 사회가 서로 만나기를 갈구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원시적이고 자유스럽고 중구난방한 화면은 같은 화면에서 위험스럽게 튀어 나가거나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는 중력의 힘을 가지게 된다.
진공 상태의 중력적 의식은 무의식 속에서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공간 속으로 얼음 알맹이처럼 중력이 지탱하는 가운데 무질서하고 자유스러운 거 같지만 엄격한 체계를 유지하면서 지금의 작가 최울가 앞에 있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최울가는 자유로운 형태, 색감, 무중력 상태를 지향하는 자신의 작업을 보며 관람객들의 원초적인 자유, 어린 시절 천진난만한 감성의 순수함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본연의 자연성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02-797-3093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