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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곧 문화…작가들에 전시 기회 주고파”

통증전문 안강병원, 세련된 인테리어 곳곳에 미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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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1호 김대희⁄ 2013.04.08 11:38:41

일반적으로 병원을 생각하면 딱딱한 분위기에 특유의 약품 냄새로 가득한 이절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다치거나 아플 때 찾게 되는 곳으로 사실 쉽게 가기는 꺼려지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병원을 찾는 일이 없기에 그만큼 병원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부담이 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병원은 매일 환자들로 가득하다. 같은 병원이지만 조금만 신경 쓰고 생각을 달리하면 그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진다. 개원한지 두 달여 된 서울 역삼동 있는 안강병원(차의과대학 협력병원)은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치료를 가장 우선시하지만 심적으로 편안함과 휴식을 주기 위한 예술 문화도 함께 전하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병원임을 잊게 만들 정도로 잘 꾸며진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마치 갤러리와 같은 높은 천장과 카페를 연상케 하는 병원 공간의 모습은 기억에 남을 정도다. 무엇보다 병원이라는 인식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약품 냄새가 없고 친환경적인 설계로 곳곳에 미술 작품이 걸려 있어 부드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병원 내부에 별도의 전시공간을 운영하는 병원은 있지만 이처럼 병원 내부를 전시공간으로 만든 병원은 사실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그 주인공인 안강 원장을 만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기자가 병원을 방문한 날도 안강 원장은 환자 치료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진료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병원을 한 바퀴 둘러봤는데 병원 로비뿐 아니라 치료실 및 입원실에도 각 방마다 작은 작품들이 걸려 있어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안정이 최우선인 환자들에게 있어 미술 작품은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힐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를 마친 안 원장은 환자들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일명 병원밥이라고 하면 대부분 맛보다 영양에만 신경 썼다고 생각하지만 이곳의 밥은 달랐다. 집에서 먹는 밥처럼 맛있었고 환자와 내방객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안 원장은 “사실 식당 자리는 이곳이 아니라 다른 쪽이었어요. 이곳을 병원 갤러리로 만들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했었죠. 하지만 당장 환자들의 건강과 편의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식당으로 만들었고 곳곳에 그림을 걸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병원에 미술 작품을 걸게 된 이유가 있을까? 그도 작품을 수집하는 컬렉터여서 일까? 그는 강남차병원 만성통증센터 교수 출신으로 만성통증치료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통증전문 박사다. 때문에 통증에 대해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사실 미술에 대해서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작품 판매 기부금으로 가난한 아시아 이웃돕기 “그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해요. 그래도 그림이 걸리고 안 걸리고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알고 있죠. 이러한 공간들을 어려운 작가들을 위해 쓰고자 했어요. 실력 있고 열정은 있는데 전시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가난한 작가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병원 공간을 통해 그런 작가들에게 전시를 열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병원 내부를 공사할 때부터 그림을 걸 수 있도록 계획해서 설계했어요.”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사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그림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높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무엇보다 병원 설계부터 그림을 걸 수 있도록 계획했다는 말에 공간을 다시 한 번 둘러보게 됐다. 병원이지만 모든 공간이 전시장이며 전시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는 아프리카 그림들이 병원 곳곳에 걸려 있는데 3개월에 한 번씩 전시를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 및 작품 선정은 주변 지인이나 작가들을 통해 추천받고 상의해서 실력이 있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또한 전시 중 작품이 팔리면 전부 작가에게 주는 대신 10%를 기부 받아 아시아 태평양 전등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이 지원 사업은 그가 병원 개원 때부터 해왔는데 전등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아시아 어린이들에게 전등을 지원해주면서 공부할 기회와 더불어 희망을 주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금을 모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의 목표는 환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통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수술 없이 편안해지는 치료법으로 통증 치료의 흐름을 바꿨으며 병원에서도 손쉽게 예술을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안강 원장 프로필

만성통증치료의 권위자다. 중앙대 의대 졸업.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교수이자 차의과학대학교 연구협력병원인 안강병원 원장이다. 캐나다 밴쿠버의 만성통증 연구소, 밴쿠버 자연의학 연구소와 UBC,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세인트 폴 병원 등에서 심층신경 자극술 IMS와 스포츠의학, 통증치료법 등을 수련했다. 특히 건바늘을 이용한 관절 유착 박리술 IMNS와 추간공 유착 박리술인 FIMS의 창시자로 현대의학과 자연치유의학을 접목시키며 통증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무엇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돌보며 의술을 나누는 따뜻한 의사가 되겠다는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씩 직접 버스를 몰고 전국으로 의료봉사를 다닐 만큼 열정적이다. 최근 지독한 통증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자 통증 치유의 지침이 될 수 있는 책인 ‘통증박사 안강입니다(김영사 펴냄)’를 출간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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