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표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재료와 그것이 지닌 물성을 탁월하게 보여줄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 개인전이 국제갤러리에서 4월 11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전시장 3관(K3) 및 1관(K1)에서 선보이는데 그만의 고유한 스프레이 회화 연작 및 도자기와 브론즈 조각 작품인 Basin(널찍한 대야 혹은 그릇과도 같은)연작, 부드럽고 유연한 성격의 검은 가죽 재질로 이루어진 설치 조각 작품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에 소개되는 대표적인 작품은 대규모 회화들로서 캔버스에 스프레이페인트를 겹겹으로 중첩시켜 만들어낸 색 면들이 환영으로 채워진 대기를 연상시키는 화면구성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세라믹 곧 조각 위에 물감을 떨어뜨린 후 풍부한 유약처리를 통해 매끈한 표면을 나타내는 도자공업 기법의 작품 Basin Theology, 브론즈로 형상화한 조각인 Debt Basin2 등 다양한 실험적인 재료와 기법에 대한 면모를 볼 수 있다. 루비의 주요한 콜라주 연작 중 EXHM는 골판지를 재료로 한 모든 작품들을 총괄해 지칭하는 제목으로서 기존의 정보에 새로운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함을 내포하고 있다. 이 골판지들은 작가의 신작 제작을 위한 재료로써 버려져 있었지만 향후 새로운 목적으로 재활용되는 작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작품으로는 스털링 루비의 Basin Theology 라 이름 붙여진 근래의 도자연작들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비교적 낮은 높이의 설치 작품으로서 금이 가고, 부서지고, 상처 난 도자 조각들을 조형적으로 조합해 흰 좌대 위에 설치했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