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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현대미술교류전, 문화강국 대만이 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서 6월 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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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3호 왕진오⁄ 2013.04.23 14:35:10

1960년대 후반 이후 대만 예술의 창작 풍경을 축으로 40세에서 80세에 이르는 각 세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회화와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작품 32점이 6월 1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을 찾는다. 대만은 일제식민지, 계엄령 선포, 도시화, 향토운동, 계엄령 해제 후 다원화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시대적 맥락에서 공통점을 지닌 국가이다. 섬나라 대만은 태평양 서쪽에 위치한 뱃길이면서 군사적 요충지였다. 17세기에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이 번갈아 통치를 하는 기간 해외 문화가 대만에서 서로 모이고 융합됐다. 반청 항쟁기(1662∼1683), 청나라 통치 시기(1683∼1893), 일본 식민지 시대(1895∼1945)를 거치며 근대 시기 복잡한 역사적 사건 및 동서양 문화의 조우에 기인한 측면이 강했다. 대만 미술은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커다란 변화를 보인다. 일본 식민지 시기(1895∼1945)를 시작으로 서양 현대 미술을 접한 예술가들은 일본식 현대 교육에 기초해 서양 미술 양식을 배웠다.

1957년 대만 미술의 현대화 운동은 1960년대 정점에 달했고, 대만미술 또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개인의 사고를 중시하고 시대성 및 독창성을 주동적이며 자각적으로 추구하는 분위기로 대만 미술의 흐름이 변화됐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아시아 정치 상황이 급변하고 대만 미술에도 간접적인 변화의 요인이 발생한다.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대만을 구소련에 대항하기 위한 태평양의 전략적 군사 요충지로 변화시킨다. 미국의 지원은 대만에 서양 현대 예술 사조가 유입되어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졌다. 작가들은 '추상화'로 사상검증과 정치적 금기를 피해 개인 창작 세계에 집중했다. 그렇게 해 탄생한 것이 전통 형식을 타파하고 의식적으로 사고하자는 1957년 '현대화 운동'이었고, 1960년대부터는 개인의 사고를 중시하고 시대성과 독창성을 자각적으로 추구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게 됐다. 1970년대에는 급격한 도시화 속에 '향토'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미술계에서는 '향토운동'으로 이어졌다. 중국 본토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사회상황 속에서 작가들은 남녀평등, 사람과 자연, 진실한 자아 등 다양한 관점을 창작 작품에 담아 선보였다. 1987년 38년만의 계엄령 해제 후 개방적인 민주사회로 거듭나는 가운데 예술가들은 정체성, 기억, 집단과 정치, 역사, 생태, 욕망 등 그동안 금기시돼 온 주제들을 작품에 담게 된다.

정치·욕망·부귀·우상 등 각종 사회상 표현 린민홍(49)의 '무제-모임'이란 작품은 무용, 건축학, 문학, 음악, 철학, 인류학 등 전공의 학생 12명의 도움을 받아 문과 학생과 이과 학생이 한명씩 짝을 이뤄 창작활동을 벌인 결과물이다. 린민홍 작가는 "이 작품은 감성과 이성, 인문과 과학이 서로 융합적으로 나타나 있는데, 어쩌면 예술 자체가 작가 개인의 산물이기보다는 여러 사람의 가치가 개입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허우쥔밍(50)의 '수신(搜神)'은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고대 신화와 민간 전설 이야기를 '시리즈' 형식으로 묶었다. 고서처럼 글과 그림을 병렬로 배치하는 형태를 만들었다. 글에는 '권계'의 의도가 드러나지만 그림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성욕'을 이미지화했다. 18개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18가지 서로 다른 욕망과 의지를 표현했다. 이 작품은 성을 금기시하는 터무니없는 윤리적 가르침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육체와 정신의 욕정 탐닉에 대한 성찰을 표현했다. 야오루이중(44)은 오랫동안 대만 대중의 천태만상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그는 인문적 시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재료와 설치기법을 동원해 국토와 역사, 정체성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왔다. 미술관에 설치된 '수신공양기념비'는 중국 전통회화 중 금벽산수를 가져와 사진과 조각상에 금박을 입혀 대만 사람들에게 친숙한 혼례 장례 등 민간의식과 종교 신앙을 담아냈다. '금박'을 사용해 부귀와 지위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꼬집었다. 또 초현실적 분위기를 연출해 대만 사회의 소비문화, 유행풍조, 배금주의, 스타추종, 우상숭배 등 사회상을 표현했다. 챠이 샤오이 수석 큐레이터는 "현재 대만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1960년대에서 현재까지 대만 현대미술의 전환점과 발전상을 선보인다는 목표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대만의 현대 예술은 현재 역사적 원인으로 생겨난 다원적 문화의 복잡성과 융합이 낳은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의 대만, 토착적 대만, 글로벌화 물결 속의 대만에 뒤섞여 있는 문화적 이질성을 동시에 수용해 더욱 독창적인 개인의 양식을 만들어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예술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확장시키는 동력은 예술가의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적 현실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를 부여한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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