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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프리미엄급 기아차 K9 변해야 산다

백화점식 옵션 지양, BMW 디자인 짝퉁논란 잠재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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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6호 박현준⁄ 2013.05.13 14:58:18

기아차는 약 5년 전만 해도 차별화된 차종이 없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외부 디자인이나 특징도 부족해 신차가 출시돼도 그다지 큰 반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 후 현대차와 차별화된 디자인과 품위 있는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기 시작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디자인에 있어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 이러한 특징은 두드러졌다. K시리즈의 연속적인 호응에 힘입어 현대차는 물론 타 메이커와 완전히 다른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중형 승용모델 K5 이지만 2년 전 출시된 대형차 K9가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할 수 있다. 약 5000억원이 들어간 전략차종으로 BMW 등 최고급 프리미엄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디자인이나 탑재된 시스템 등 모든 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물론 외부에서도 K9의 성공적인 안착에 의심을 가진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초기의 관심과 달리 신차 효과도 빨리 식으면서 BMW는 물론 형제 모델인 현대의 제네시스나 에쿠스의 판매에 비해서도 못 미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요즈음 길거리에 다니는 K9를 찾기 힘든 것을 보면 얼마나 판매가 적은 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여러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다른 차종과 차별화된 여러 특성을 강조하다보니 백화점식 종합선물세트가 된 점이 큰 요인이다. 또 다른 요인은 가격대가 6000만원에서 거의 9000만원대에 이르는 너무 다양하고, K9를 대표하는 최첨단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막상 선택옵션이었다는 점이다. 이밖에 BMW의 외부 디자인에 대한 짝퉁 논란을 빨리 잠재우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막상 그 가격대에선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가 즐비하다는 점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이미지가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판매율이 신통치 않자 가격대 조정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본 옵션 등 다양한 변화를 꾀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우리 소비자 시장에서는 잘잘못을 떠나 초기에 어떻게 소비자 뇌리에 자리매김하느냐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 초기에 잘못 자리 잡으면 그 다음 제대로 조치를 취해도 이미 늦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특성은 다른 모든 사안에서도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 선택기준 까다로워져 변화에 대응해야 K9도 이러한 흐름의 하나로 돼 여러 조치를 취해도 바뀌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도 각종 신문에 대대적인 판촉홍보를 하고 있으나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예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미 소비자의 뇌리에는 그다지 크게 부각돼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작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K9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우선 K9의 위치일 것이다. 경쟁관계인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위아래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틈새를 벌려야 한다. 특히 이러한 차종과 확실한 차별화가 없으면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 이미 이 차종들은 명성을 이을 만큼 판매율이나 충성도가 높은 차종이다. 에쿠스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면서 확실한 자리매김에 성공했고, 제네시스는 곧 새로운 신차종이 출시가 예고 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사 가격대에서 프리미엄급 수입차종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 수입차종에서 국산차종으로 옮기는 소비자들을 기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도리어 최근에는 국산차종에서 수입차종을 옮겨 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시기나 형국이 K9를 떠났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되도록 빨리 차종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시장은 K9의 시프트모델 이상의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된 다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문제점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킨다면 소비자의 반응은 달라질 것이다. 즉 새로운 K9를 출시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깝다고 할 수도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그나마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판단된다. 소비자의 시각이 복합적이고 감성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차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 기준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 만큼 새로 개발되는 신차의 경우 더욱 고민해야 할 사항이 많아지고 있다. 새로운 K9를 출시해 소비자의 시각을 달리하는 계기가 생기기를 바란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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