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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무한 변신…가능성의 공간

이태원 메타스페이스미디어랩, 도시 속 빈 공간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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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9호 김대희⁄ 2013.06.03 11:12:54

번잡한 시내와 대로변을 벗어나 도심 골목길을 걷다 보면 아무도 쓰지 않는 작은 공간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도시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은 이 공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 어떨까. 다양한 외국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이태원. 최근 문화예술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며 지형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소호가게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대안공간의 성격을 지닌 전시공간들도 이태원에 둥지를 트고 있다. 2008년 종로구 누하동의 Lost Room을 시작으로 Void Gallery라는 유휴 공간 점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장수종 대표가 이태원에 새로운 공간의 변신을 꾀하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메타스페이스미디어랩은 기존의 갤러리 전시 공간 이외에도 도시 곳곳의 비어있는 공간을 전시공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과 동시에 사람들간의 보이지 않는 관계와 소통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는 Void(보이드·텅 빈)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조금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비어있는 공간의 가능성과 누구나 찾아와서 쉬어 갈 수 있는 긍정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그는 이처럼 Void 공간은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라 가능성의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한다.

Void의 의미로 보자면 전시를 하고 있지만 또한 빈 공간이기도 하다. 결국 그는 커뮤니티 프로젝트 형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일상 공간과 지역 주민 그리고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매개자이기도 하다. 그가 Void를 통해 이 같은 바람을 담았다. 여러 가지 혼란과 위기의 사회, 대도시 속에서 점점 무감각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시작하자는 메시지, Void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그래서 다시 시작하게 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갤러리 공간은 정해진 크기에 맞춰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공간의 한정성과 상품성에 제약을 받게 된다. 또한 이런 공간을 운영하기 위한 유지비도 적잖게 부담이 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인프라가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작가나 관객의 입장에서도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쓰지 않고 있는 작은 공간을 점유하고 그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적절한 시스템 및 콘텐츠의 개발 그리고 예술가들간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죠.”

7월 일본서 ‘공간’ 프로젝트 진행 Void Gallery는 전시 공간도 작품과 동등한 비중의 가치를 부여해서 작가들에게 작품을 넘어선 또 다른 신선함을 제공하며 관객들의 일상에 침입해 보다 더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관객들에게도 평소 접하기 힘든 갤러리의 문턱을 낮춰줌으로써 실험예술의 난해함을 줄이고 호기심을 자극해 예술이 무엇인지 알도록 자연스런 만남을 유도한다. 메타스페이스미디어랩은 그간 진행한 서울 시내 빈 공간을 이용한 전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얻은 경험을 통해 올해는 보다 구체적인 활동을 준비 중에 있다. 첫째로 최근 새로 마련한 고정적인 갤러리 전시공간을 전시용도 외에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활용해 지역적인 이슈를 창출하고자 한다.

둘째로 기존에 있는 도시개발 프로젝트 관련 시스템을 이용해서 사람이 직접 오갈 수 있는 물리적 관계를 넘어선 가상의 관계를 구현해 각각의 Void Gallery를 연결시키고자 한다. 이를 해외 네트워크로 확장시켜 가상적인 소통공간을 만들고자 하며 7월에 일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우리의 눈을 길들여 온 도시 곳곳의 형형색색 색감과 디자인 등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삭막한 이미지들을 바뀌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Void를 통해 역설로써 역설을 설명하고 표현 안 함으로써 표현하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과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 김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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