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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현장]패널 토론식 수업, 현장형 아티스트 키운다

기획부터 교수와 학생 1:1 맞춤형 수업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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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0-331호 왕진오⁄ 2013.06.17 11:14:42

강의실을 가득 채운 그림들 사이로 학생들이 하나 둘 씩 자신의 작품 앞에서 작업 세계를 발표한다. 작품의 주제와 처리 기법 그리고 최종 완성될 작품 계획까지 떨리는 목소리로 작업과정을 설명한다. 4년간 수업을 정리하고 전업 작가로 출발하는 졸업전시의 최종 조율 단계로 마련된 크리틱 수업 시간의 첫 인상이다. 6월 9일 서울 한양여대 실용미술학과 강의실에서 진행된 크리틱 수업 현장은 여느 세미나와 달랐다. 화가로서의 자질과 작품의 방향을 잡아주기 위해 미술평론가 고충환, 작가이자 교수인 박현수 등 교수진들과 진화랑의 신민 큐레이터가 함께해 단순한 비평이 아닌 프로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바로미터를 제공해 주었다. 이 수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보통 대학원 과정에서 진행되는 교과과정을 학부 과정에서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 학생당 5명 이상의 내, 외부 교수진들로 구성된 패널들은 강의실에 펼쳐진 작품들을 예리하게 살펴보고,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학생들과 1대1 토론 형식의 비평과 제안을 한다. 신랄하리만큼 강한 비평으로 인해 수업 시간 2∼3명의 학생들이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시간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날 크리틱 수업 현장에는 교수진들과 전업 화가 그리고 상업화랑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가 함께해 학생들에게 이론과 현장에서의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과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서 여과 없는 토론을 진행했다. 수업을 진행한 실용미술학과 4학년 심지혜 학생은 “작가로서 작업의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있는 상태에서 선생님들의 비평은 제 작업에 있어서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야단을 치지만, 결국은 제 작업의 결과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이 수업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한양여대 실용미술학과 이종철 교수는 “조형일러스트레이션 학과로 출발한 우리 학과의 모토는 ‘노 페이 노 페인팅’이라는 문구처럼, 졸업 이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 삶을 영위 할 때 대학에서 배운 학과 수업이 접목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패키지형 수업을 진행해, 한 학생에게 교수진이 맞춤형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교 수업 동안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부터 최종 완성에 이르는 전 과정에 교수진과 학생 간 1대 1 수업을 하는 것이 여느 대학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고 학과의 수업 방식을 설명했다. 한양여자대학 실용미술학과는 전체 학생의 그림이 다 다르다. 이는 교과 과정에서 페인팅, 사진, 디지털, 판화 등 작품 제작을 할 때 모든 장르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수업과 실기를 진행하고 있는 결과이다.

능동형 인재 키우는 예술교육의 모델 수업 방식도 특이하다. 1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졸업하려면 해당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 단순한 학점 이수가 아니다. 일러스트 전공의 경우 외부 출판사의 제작 의뢰를 받아 적어도 1, 2년 안에 책자로 출판을 완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현장의 시각과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조율할 수 있는 게 강점으로 교수진들이 20개의 독립된 프로젝트를 1대 1로 진행하는 애로사항이 나타난다. 현장형 ‘크리틱 수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대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현장형 졸업생을 배출하는 현재의 실태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이유이다. 과거에는 졸업만 하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지만, 실용미술학과는 학생들의 사회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강의실에서 흘린 눈물 한 방울이 미래 사회에서 실용성과 창의성 발휘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현장형 수업은 미술계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로 활동하는 모습을 기원하는 능동형 교육의 첫 걸음이라고 여겨진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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