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 송윤주·윤기언의 ‘소동’

치유로서의 그림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겨

  •  

cnbnews 제332호 왕진오⁄ 2013.06.29 14:14:35

치유로서 그림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송윤주·윤기언의 '소동(素動)'은 말처럼 떠들어대거나 분위기를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을 연상하게 하지만, 실제 두 작가의 작품은 강렬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으며 심지어 조용하고 심심하다. 송윤주의 작품은 백색의 바탕 위에 가는 선들로 가득 채워진 단색의 화면이 먼저 눈에 띤다. 그 안에는 실타래나 종이 뭉치와 같은 형상이 보이기도 하고 상형문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백색의 안료를 수십 차례 반복해 바르고 송곳이나 나이프로 표면을 긁어내고 다시 덮는 수고스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다. 반복적인 작업과정와 행위를 화면에 드러내거나 다시 사라지게 함으로써 형상의 생성과 소멸, 본질과 자아에 대한 자기 수양적 성찰을 보여준다. '바탕', '희다', '정성', '처음', '부질없는' 등의 의미를 가지는 한자 '소(素)'가 자연스레 작품 제목이 된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 작가와 감상자의 만남에 초점을 맞추어 한자의 초서체를 차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윤기언은 얇은 한지에 세필을 이용한 섬세한 선묘가 주를 이룬다. 특히 손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제스추어를 화면에 옮겨놓는다. 여러 장의 한지에 그려진 손들은 배접을 통해 하나로 겹쳐지고 중첩과 분열로 움직임을 나타낸다. 묘사력을 키우기 위해 그리기 시작한 손짓은 상징적인 기호이자 시각적인 언어로서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주된 매개체가 되었다고 말한다. 언어로 전달하기 힘든 내재된 역동성이나 흔들림을 화면에 담고자 하는 노력은 '동(動)'이란 단어와 제법 어울리는 듯하다. 평범한 순간을 특별한 사건으로 만드는 회화의 특징을 우회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 '미묘한 순간'연작이 전시 된다. '한국화, 힐링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한국화회와 인사동, 북촌, 삼청동의 17개 갤러리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진행된다. 왕진오 기자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