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애, 김영나, 백정기, 이완, 장보윤, 전소정, 정지현, 차재민 등 8인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 작가들이다. 최근 인터넷과 대중매체의 발달, 그리고 작가들의 활발한 해외 활동경험을 통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시대 미술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에 태어난 이들 작가들은 국내외의 민감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작업의 결과물로서 작품보다는 제작과정과 맥락 속에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담아낸 작품들이 8월 8일부터 29일까지 두산갤러리 서울에 펼쳐 놓는다. 참여 작가 전소정(31)은 예술과 삶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따라서 이 두 간극에 숨어있는 연속성을 연극적 기법으로 보여준다. 이완(34)은 세상의 숨겨진 이면에 대해 오브제의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속성을 전용해 이야기한다. 또한 정지현(27)은 로우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키네틱 기법으로 인간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놓여있는 아이러니와 패러독스를 서정적 설치작품으로 연출하고, 장보윤(32)은 누군가의 평범한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작가의 상상력을 의사적 스토리텔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예술과 일상을 중첩시킨다. 백정기(32)는 자아탐구와 예술창작을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을 대위적으로 병립시킨다. 그리고 김영나(34)는 디자인 형식과 방법론을 미술 창작의 행위로 대칭 이동시키고 장르적 영역을 넘어 재맥락화한다.
이 외에 매우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세련된 정서와 은유적 영상 언어로 표현해 현상 이면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거나, 사소하고 하찮은 것에 숨겨져 있는 내재적 가치를 드로잉으로 재발견해내는 차재민(27)과 예술의 독립적이며 불가역적인 특성을 우회적으로 확장 혹은 전복시킴으로써 미술적 고정관념을 허무주의로 환기시키는 김민애(32)가 있다. 이들의 작품은 기존의 어법을 전복시키거나 전용 혹은 전위시키는 방식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경직성과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는 세계 미술계에서의 한국 현대미술의 위치와 동시대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인 발전 가능성과 그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