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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특강 연속기획 ①]세계경영연구원 김자영 교수 인터뷰

세상을 바꾸는 리더의 스피치 “그들이 나를 따르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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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9호 이진우⁄ 2013.08.12 14:21:10

경영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덕목 가운데 하나로 ‘이야기꾼’을 들며 리더의 스피치 능력을 강조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의 요나스 리더스트럴러 교수는 “진정한 리더는 CSO(Chief Storytelling Officer) 즉, 최고의 이야기꾼이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교수는 “리더는 직원들이 자신을 믿고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는 스피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에 스피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몇 가지 실용적인 법칙에 대해 숙지하고, 이를 반드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 리더가 아무리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거나 카리스마를 뽐낸다고 하더라도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어떻게 해야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발적으로 따르게 할 수 있는가?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이야기가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말보다 훨씬 더 마음에 와 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심청이의 이야기가 우뇌(인간의 뇌는 논리적인 정보를 처리하는 좌뇌와 감성적인 정보를 인식해 공감하려는 우뇌로 나뉘어져 있음)를 자극해 공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스토리의 법칙을 적용하면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 연설문 ‘Yes, We can’은 스토리 전략을 잘 활용한 좋은 사례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문에서 앤 닉슨 쿠퍼라는 당시 106세의 흑인 할머니의 인생을 미국의 역사와 연결해 하나의 멋진 스토리로 승화시켰다. 그녀는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한 세대 뒤에 태어났다. 여성이고 흑인이었던 그녀는 여성차별과 인종차별의 시대를 거치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과 희망을 보아왔고, 투쟁과 진보의 역사를 목격했으며, 사람들이 ‘너희는 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어왔던 시대도 보았고,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신조를 꾸준히 고집해온 사람들도 지켜봤다. 또 한때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억압되고 희망이 산산조각 났었지만, 쿠퍼가 결국엔 그 목소리와 희망이 마침내 떨치고 일어나 함성이 되고 투표로 연결되는 것을 지금 지켜보고 있다면서, ‘Yes, We can’을 반복하며 미국민 전체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청중들로 하여금 오바마의 승리가 마치 자신들의 승리처럼 느끼도록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따라서 리더가 어떤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고자 할 때, 내용에 멋들어진 이야기를 입혀 감성을 자극하게 된다면 단순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나열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 아무리 좋고 훌륭한 비전을 만들었다고 해도 이를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성공적인 비전 스피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가정에서든 기업에서든 비전이 있어야 하며 리더가 그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줄 때 한 몸이 되어 굴러갈 수 있다. 그런데 사실상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인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반신반의하는 직원들이 의외로 많음을 알게 된다. ‘그게 가능하기나 해?’라는 표정 속에서 그들에게 비전이라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리더의 꿈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미래라는 것은 아무리 철저히 분석했다고 해도 여전히 불확실하며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래 이야기는 우선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전을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그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더 나아가 행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리더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비전 스피치의 3단계인 스프링보드의 법칙을 살펴보자. 1단계로 스프링보드를 활용해 직원들을 비전이 실현되는 먼 미래로 껑충 뛰어오르게 한다. 즉 먼 미래의 시점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그 다음에 직원들로 하여금 스스로 현실로 거슬러 내려오게 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었던 소니는 창업 후 직원들에게 ‘우리가 전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이미지를 바꾸는 기업이 되겠다’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믿으며, 열심히 뛰었고 결국 성공한 기업이 됐다. 2단계에서는 스토리를 통해 비전이 이뤄지는 먼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이다. 지난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 유명한 ‘I have a dream’ 연설을 통해 청중들에게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인종차별이 사라진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언젠가는 노예의 자식들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백인 아이들과 흑인 아이들이 손을 잡고 뛰어놀게 될 것이라고’ 이러한 그의 연설을 들은 청중들은 크게 공감하면서 뛰는 가슴을 부여잡았고, 그 미래를 실현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됐다. 3단계는 직원이 회사의 비전과 자신의 미래를 함께 묶어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리더가 제시하는 미래에 도달하면 직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지 까지 상상하게 만들어서 회사의 비전과 직원들의 미래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은 비전이 단지 리더의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와 연동되는 긍정적인 비전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실행방법에 대해 스스로 더욱 고민하게 된다. - 리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듣는 직원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리더가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을 그들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하려면, 리더의 메시지에 대해 직원들이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말을 질문형으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정리정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당신은 정리정돈이 업무성과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이라고 하기보다는 ‘당신은 정리정돈과 업무성과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는 것이 좋다. 또 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예’라는 답을 유도해 그들을 심리적 갈등에 빠지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당신도 많이 들어봤을 거다. 그렇지?’라든지 ‘정리정돈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중요한 일을 맡기겠나. 그렇지?’라고 동의를 구하는 말을 자꾸 하다보면, 정리정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자연스럽게 ‘예’라고 대답하게 됨으로써 심리적 갈등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리더의 말에 공감하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나쁜 상황을 이야기해서 위기감을 조성하며 스피치를 마무리하는 것도 직원들의 공감을 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하면 직원들은 리더의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여기게 되고 훨씬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 모든 리더는 직원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하고 싶어 한다. 리더가 모두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Rhetoric)’에서 ‘공공의 적’을 만들어 스피치에 활용하면 청중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는 국가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국민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다른 나라와 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스티브 잡스가 1983년 매킨토시를 출시하며 영업담당자들에게 당시 최대의 라이벌이었던 IBM을 공공의 적으로 설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곧 1984년입니다. 현재 IBM은 시장을 독식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IBM에 대적할 유일한 희망이 되었습니다. IBM이 처음 시장에 진출할 때만 해도 판매업자들은 두 팔 벌려 IBM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IBM에 두려움을 느끼고 애플을 바라봅니다. IBM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그들의 미래를 자유롭게 해줄 회사는 애플이기 때문입니다” 잡스의 연설을 들은 영업사원들은 한 마음이 되어 자유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IBM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한 공공의 적으로 IBM을 지목하고 이를 물리칠 영웅으로 애플을 부각시킴으로써 고객들은 당연히 영웅의 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잡스의 이 연설이 수많은 애플 마니아들을 만들어낸 시초가 되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 유독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명연설이 있는데 그 비결은 스피치에 리듬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노래도 아니고 스피치에 리듬감이라니, 도대체 무엇인가? 노래 가사가 쉽게 기억에 남고, 멋진 시의 한 구절이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은 리듬감이 있어서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스피치할 때도 강조하고 싶은 키 메시지에 리듬감을 심으면, 그 메시지가 직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감정을 자극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첫째, 같은 단어와 문장을 반복함으로써 손쉽게 리듬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 연설에서 ‘Yes, We can’이라는 문장을 7번 반복했고, 킹 목사의 연설에는 ‘I have a dream’이 8번 등장한다. 이렇게 스피치할 때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일정한 규칙성을 만들어 내고, 청중들이 다음에 올 말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것은 청중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스피치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둘째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처럼 서로 반대되는 것을 대조시켜 리듬감을 주는 방법이다. 이 대조법에는 리듬감 외에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확실한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조지 부시는 9·11테러 이후 가진 대국민 의회 연설에서 ‘테러리스트 편에 서든지 아니면 우리 편에 서라’고 말했는데, 이는 미국의 편에 서지 않으면 테러리스트 편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사실상의 강요나 다름없었다. 그 효과는 대부분의 국가를 미국의 편으로 끌어들일 만큼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점점 강하고 크고 높은 뜻의 단어를 순서대로 이야기함으로써 리듬감을 주는 방법이 있다. 가령 리더가 글로벌 기업이 되자는 비전을 이야기할 때 그저 평범하게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이 되자’고 한다면 듣는 직원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리더를 불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시아로, 그리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업이 되자’고 말한다면,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는 듯한 흐름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피치에 마음을 열고 메시지를 뚜렷하게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 리더를 각별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흔히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리더가 직원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다가가는데도 좀처럼 가까워진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3단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존 파월 신부는 서로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의 정도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5단계를 정의했다. ‘잘 지냈나요?’처럼 상투적인 표현을 나누는 1단계, ‘오늘은 회의가 여러 개 있어 바쁩니다’처럼 정보를 교환하는 2단계, ‘우리 직원들이 이번 연휴 때는 일을 잊고 푹 쉬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3단계, 개인의 감정이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4단계, 마지막으로 다른 이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비밀을 공유하는 5단계가 있다. 그런데 이를 좀 더 깊이 살펴보면 1단계와 2단계는 그저 업무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로 여겨지고, 반면에 4단계와 5단계는 개인의 감정이나 비밀까지 공유하는 것을 보니 정말 친밀한 사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1~2단계에서 4~5단계로 가는 사이에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3단계가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평범한 사이에서 각별한 사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 가치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어떤 제안을 했는데 수용자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그렇다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을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리더는 수시로 제안을 하는 사람이다. ‘우리 회사를 선택해주세요’라는 공개 입찰 프리젠테이션, 혹은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직원들에게 제안하는 자리 등등. 그런데 듣는 사람들이 시큰둥하다면, 그것은 제안을 매력적으로 하지 못해서다. 이럴 때는 ‘광고의 동기화 기법’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광고의 동기화 기법이란 TV광고에서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어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결국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들려는 목적의 5단계 기법이다. 첫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관심을 이끌어낸다. TV를 켰는데 수영복 차림의 미녀들과 구릿빛 근육을 자랑하는 남성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해변이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갈 것이다. 둘째, 욕구를 일깨워준다. 수영복을 입은 미녀들 속에 한 남성이 몹시 목이 마른 표정으로 햇빛을 받으며 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괴로운 표정을 보면서 미녀들은 얼굴을 찌푸린다. 힘겹게 물병을 입으로 가져가 보지만, 한 방울의 물도 남아있지 않다. 이런 장면에서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갈증이 느껴질 것이다. 셋째,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제안을 한다. 해변에서 목말라하던 남성은 모래사장에서 음료수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를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신다. 이미 갈증이라는 문제 상황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 음료수는 유독 달고 시원해 보인다. 넷째,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한다. 갈증을 해소한 남성이 미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거나 목이 말라 못하고 있던 운동을 정열적으로 즐긴다면 멋진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보여주면 된다. ‘가까운 매장을 찾으세요’,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하세요’라는 멘트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음료수를 사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을 스피치에 접목시켜 활용하면 제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김자영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 학사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미국 Boston Univ. Communication 대학원 수학 경력 현) 서울종합예술학교 아나운서학부 교수 한국소통학회 기획이사 KBS 아나운서 KBS 한국어 교육콘텐츠 개발 책임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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