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가 방문한 군산 컨트리클럽에는 81홀 골프코스 곳곳에 설치된 골프매너를 강조한 안내판이 있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 한 직원은 이 골프장을 책임지고 있는 유연진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고 귀띔을 해줬다. 이렇게 선도적으로 앞장서 골프매너에 대한 은연중 교육적인 매너간판처럼, 여러 골프장들도 적극적으로 매너를 강조해 모처럼 골프나들이가 상호예의와 고차원적 매너로 즐겁고 기억에 남는 라운드가 되도록 해야겠다. 우리나라 골퍼들은 매너에 대한 교육을 정식으로 받은 골퍼는 아주 드물고 공치는 것을 배우고 나서 코스에서 선배들에게 배우는 경우가 고작이다. 우물 안 개구리여서 우리끼리 나쁜 매너가 이럭저럭 잘 통하나 외국에 가면 금방 들통이 나서 나라 망신을 시키는 경우까지 있다. 골프의 전설이라는 별명을 가진 벤 호건은 골프매너를 제일 중요시했던 프로골퍼였다. 그의 좌우명은 “나는 먼저 신사로서 기억되고 싶다. 그리고 나서 골퍼로서 기억되기를 바란다(I’d like to be known as a gentleman first, and then as a golfer)” 이다.
스코틀랜드에는 ‘매너가 좋은 골퍼를 만든다(Manners makes good golfers)’는 골프 속담이 있다. 골프매너의 정의는 라운드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피해를 주지 않는 행동을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과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Gentleman’s sport)이자 매너의 게임이라고 강조를 한다. 이는 18홀을 4명이서 함께 5시간을 돌기 때문에 매너가 나쁘면 곧 정신적, 심리적 요소로 이어져 스코어를 망치게 된다. 티샷이 OB가 났다고 욕을 해대는 골퍼로부터 소변을 아무데서나 방뇨하는 행위, 벙커정리 안하기, 스코어를 속이는 비신사적 행동, 그린에서 볼마커를 자주 홀 가깝게 갖다놓기, 슬로우 플레이어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매너가 나쁜 골퍼는 모든 골퍼로부터 경원시 당한다. 매너와 골프 스코어는 상관관계가 없다. 골프를 잘 친다고 매너가 반드시 좋다고는 할 수 없고 골프 핸디캡이 높다고 매너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골프 스코어는 별로인데 의외로 매너가 좋은 골퍼가 꽤나 많다. 매너 좋은 골퍼와의 라운드는 좋은 추억으로 뇌리 속에 남아있지만, 최악의 골프매너를 가진 골퍼와의 추억은 인간까지 미워지게 돼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전락 돼 버린다. -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겸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