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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중산층 추락, 계층상승 팍팍해져…“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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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4-345호 김경훈⁄ 2013.09.16 11:33:45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저무는가? 개룡(開龍)시대의 종말인가? 감동적인 패자부활과 계층상승이 가능해야 선진국이다. 승자독식은 영혼을 멍들게 한다. 빈부격차와 절망의 대물림은 공정사회의 적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고 든 생각이다. 국민 4명 중 3명이 ‘아무리 노력해도 계층상승이 어렵다’고 답했다.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경우와 닮아 간다. 일본의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가 지적한 ‘희망 격차 사회’는 한마디로 위험한 사회다. 절망의 시간이 길어지면 국가경쟁력이 추락하고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국민 4명 중 3명 “노력해도 계층상승 어렵다” 나라의 중심축이자 바로미터인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다. 중산층이 두터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 그러나 스스로 중산층이라 보는 비율이 역대 최하인 62.5%로 나타났다. 60%대로 추락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중산층 비율은 1994년 정점(81.3%)을 찍은 이후 매년 하락세다. 외환위기 때도 71.1%였다. 과거 중산층이라 여겼던 사람들도 ‘상위 하류층‘이라고 답변했다. 중산층이 하류층으로 급속 전략하고 있다는 징표다.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인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 목표치는 70%다. 그 정도는 돼야 괜찮은 나라(decent nation)다. 추락하는 건 중산층만 아니다. 국가경쟁력 지수도 지난 해 보다 6단계 하락했다. 세계경제포럼(WEF) 평가 결과 우리나라는 148개국 중 25위다. 말레이시아에도 밀렸다. 장기 저성장과 고질적인 노사갈등, 북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리나라 중산층 기준은 잘먹고 잘사는 거에 한정돼 있다. 월수입 500만원 이상, 2000cc 이상의 중형 자동차, 40평대 이상 대출없는 아파트, 현금자산 1억원 이상, 연 1회 이상 해외여행을 갈 수 있어야 한다. 오직 경제력만이 중산층을 규정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조선시대에도 중산층 기준은 지금같이 팍팍하지 않았다. 두어 칸 집과 전답, 두어 벌 솜옷·베옷에다 서적 한 시랑과 거문고 한 벌, 햇볕 쬘 마루와 화로 하나, 나귀 한 마리 있으면 족했다. 여기에다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가 어려운 일에 처하면 나선다는 게 있었다.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다. “해와 달은 계층과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 선진국의 중산층 기준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외국어를 하나 정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한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고 남들과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공분에 의연히 참여해야 하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고 집에서 받아보는 비평지가 하나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산층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돈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성숙한 인간관계다. 자유로운 계층상승이 전제조건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72년 동안 밝혀낸 결과로 이 대학 입학생과 서민남성, 재능이 뛰어난 여성 268명을 세대별로 조사했다. 엊그제 러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언급했다.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고 창의성이 발휘되는 환경을 조성해 개천의 용을 키워내는 게 창조경제의 전략이라 했다. 용이 승천하려면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때를 기다리는 잠룡(潛龍)과 용기와 희망을 키우는 현룡(現龍), 힘차게 나는 비룡(飛龍)이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가 그립다. 해와 달은 계층과 신분을 가리지 않는다.(일월무사조 日月無私照) 은총어린 햇빛과 달빛이 골고루 비췄으면 좋겠다. 정정당당(正正堂堂)한 중산층 부활과 계층상승을 위해….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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