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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했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2013), 제3의 시장 찾아야 하나?

미술품 판매보다 전시에 치중하는 왜곡된 현상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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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7호 왕진오⁄ 2013.10.07 11:32:43

183개 화랑과 3000여 점의 그림들이 5일간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 2013 한국국제아트페어(KIAF2013)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 그림 판매시장이다. 벌써 12년째를 맞이하며 미술애호가들부터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아트페어라는 순기능보다는 주최 측의 행사를 위한 행사, 판매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에 힘이 몰리면서 참여 화랑들에게는 견본시장으로서의 순기능을 부여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미술시장의 침체와 불법 자금의 통로로 오명을 쓰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인식 전환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 외부의 도움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벼랑 끝에 선 미술시장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관측은 전시장에 걸려있는 미술품들의 면면을 볼 때 여실히 드러난다. 아트페어라는 이벤트 형식의 전시는 행사 이후의 작품의 경향과 참여 화랑들이 어떤 대상을 가지고 다음 시장을 개척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보여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다. 마치 수장고에 오랜 기간 보관중이던 그림들을 화랑에서 대형 전시장으로 옮겨다 걸어놓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최 측의 판매에 대한 안일한 행태도 미술품 판매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행사 참가비를 지불하고 참여한 화랑들은 행사 기간 눈으로만 보는 관람객보다는 작품을 구매하는 실질적인 고객들의 방문을 고대하며 하루 종일 전시장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과 보이지 않는 먼지를 들이키며 인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주최 측에서 마련한 VIP특별 강연, 자동차 회사와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 특별전시와 같은 프로그램이 과연 그림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펼쳐지는 행사기간에 이들은 그림을 팔고,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해야 하는 현실에서, 미술관이나 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굳이 아트페어라는 공간에서 진행되어야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3 한국국제아트페어에 참여한 복수의 화랑 대표들은 “구매 고객을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 고가의 그림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한 혜택보다는 주최 측이 보여주기 행사에 힘을 더 쏟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들려줬다. 또한 “구매고객들에게 주차비도 할인 해주지 않고, 금융혜택 프로그램도 없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수백에서 수천만 원짜리 그림을 사가지고 가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구매고객 위한 실질적 혜택 부여해 취지 되살려야 올해 2013 한국국제아트페어는 미술 애호가는 물론 일반 관객들도 부담 없이 방문해 즐겁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펼쳤다. 지난해 8만 5000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여, 입장 수익만 8억 여 원을 올린 주최 측 입장에서는 참여화랑들로부터 받은 참가비를 제외하더라도 돈 되는 장사를 하고 있기에 판매보다는 방문 입장객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계산기의 숫자는 올라가게 된다.

볼거리가 많은 것과 한 장소에서 수천 점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미술관계자들에게는 정보교류와 판매까지 이뤄지는 아트페어는 미술계에서는 최대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 참여 화랑들은 최소 1년 전부터 참여 작가의 선별과 출품 작품의 선정 그리고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대대적인 행사를 펼치게 된다. 이들의 목표는 얼마나 많은 그림을 팔며, 미래의 고객을 유치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눈으로 감상하는 관람객보다는 지갑을 여는 손님의 방문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의 주제나 부대행사에는 눈길을 돌릴 여력이 없어진다. 오히려 부대행사 때문에 자신들이 가지고 온 작품들 판매가 어렵다는 우려 섞인 말도 나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더욱이 올해 행사를 위해 참여 화랑의 수준을 엄격히 진행했다는 주최 측인 (사)한국화랑협회의 말과는 달리 전시장 곳곳에는 참여 숫자를 채우기 위한 화랑들과 그들이 걸어놓은 작품들이 세계수준의 미술시장을 표방한다는 한국국제아트페어의 격을 높이기에는 아쉽다는 의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미술계의 대표적인 미술품 판매시장인 한국국제아트페어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행사를 위한 구성이 아닌,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프로그램과 판매를 위한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고객 유치와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시장의 침체를 무조건 외부의 영향으로 돌리지 말고 미술계 내부에서부터 개방적인 판매 방식의 정착과 검은 거래의 상징처럼 치부된 미술품 거래에 대한 안 좋은 인식부터 우선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 화가들과 화랑을 운영하는 많은 미술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싹으로 다가올 것으로 여겨진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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