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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을 만나다]최은주 슈페리어 갤러리 실장 “나중엔 내 전시를 직접 기획하고 싶어”

작가부터 큐레이터까지 미술계서 다양한 경험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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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8호 김금영⁄ 2013.10.15 19:33:04

매년 다양한 전시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지만 지난 해 유독 화제가 된 전시가 있었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주제로 열린 ‘대한민국 리더전’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정치와 전시의 결합은 쉽지 않다. 주로 정치인들을 풍자적으로 비꼰 경우가 많아 민감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인지, 비논리적인 명예훼손인지 늘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그런데 ‘대한민국 리더전’은 재밌는 전시로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인 이슈에 밝고 재밌게 접근하자는 의도가 제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최은주 슈페리어 갤러리 실장이 이 전시를 기획했던 장본인이다. 2010년부터 독립 큐레이터로 일한 최 실장은 늘 ‘대중성’을 염두에 두고 전시를 구상한다. “전 항상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를 전시에 접목시켜 선보이려고 노력해요. 그땐 대선이 가장 이슈였죠. 정치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재밌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전시를 기획할 땐 ‘정말 이 주제로 전시를 열어도 되나’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전시를 선보이니 ‘용감하다’ ‘이런 전시는 처음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뿌듯했어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직접 전시를 보러 오기도 했죠. 제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예요.” ‘대한민국 리더전’ 뿐 아니라 가수 솔비의 작품을 선보인 ‘욕망으로 시작으로’ 전시 또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연예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솔비의 모습을 보여준 이 전시는 호평을 받았다. 이토록 최 실장이 감각적인 전시를 선보일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현재 갤러리 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은주 씨는 과거엔 ‘큐레이터’가 아닌 ‘작가’로 불렸다. 영국에서 세라믹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패션도 공부하는 등 다양한 분야를 접했다.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 신문에 수상 소식이 실릴 정도로 그림 실력을 인정받았던 최 실장은 당연히 자신이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현 생활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상상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다. 작가가 되고 전시도 여러 번 열었다. 그렇게 작가로 활동하고 미술 공부도 이어가던 그녀는 직접 갤러리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또한 작가이기에 누구보다 작가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최 실장은 한국의 좋은 작가들을 해외에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 슈페리어 갤러리를 마주하게 됐다. 항상 ‘대중성’ 염두에 두고 전시 기획 디자인 성향 가미한 실험적 전시도 계획 “독립 큐레이터로 일하다가 기회가 닿아 슈페리어 갤러리로 오게 됐어요. 슈페리어 갤러리는 패션업체 (주)슈페리어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2012년 5월 23일 문을 열었어요.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님이 미술에 정말 애정이 많으세요. 갤러리 근처에 회사들이 많은데, 직장인들이 바쁘게 일하는 와중 전시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쉼터 같은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회장님의 취지가 반영됐죠. 전시 기획 회의에도 항상 같이 참여하세요.” 상업 갤러리이긴 하지만 돈을 버는 데 연연하지 않고, 사람들이 그림을 감상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되고자 하는 게 슈페리어 갤러리의 모토이다. 200평 남짓한 공간에는 관람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이날 인터뷰도 그림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된 의자에 앉아서 진행됐다. 현재 슈페리어 갤러리에서는 골프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현대인의 생활 속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친숙한 스포츠라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이다. 역시 대중성을 고려한 최 실장의 의도가 느껴졌다. 이왈종 화백과 김병종, 이석주, 박철, 황주리 작가가 참여해 골프를 작품 속에 반영시켰다. “갤러리 아래 골프 박물관이 개관을 준비 중이에요. 그래서 연계된 전시가 열리면 재밌을 것 같아 골프를 주제로 전시를 기획했죠. 이왈종 선생님의 작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신작들로 구성됐어요. 골프를 주제로 한 전시는 흔치 않아서 작가들도 재미있게 임했고, 그런 작업 끝에 작품이 탄생해서인지 관람객들 또한 전시를 재밌게 감상하고 있어요. 아직 신생 갤러리라서 유명한 중견 작가 위주로 전시를 열었는데, 앞으로는 젊은 작가 양성 공모전이나 여러 실험적인 전시를 다양하게 꾸려볼 생각입니다.” 이밖에 최 실장은 “디자인 성향이 들어가 있는 전시를 좋아한다. 그런 작가들 전시도 기획해보고 싶다”며 “해외 작가들 전시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해외에 보여줄 생각이다. 다음해부터는 다양한 해외 아트페어에 참관해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줄 생각이다”라고 바쁜 계획을 전했다. 그만큼 보여주고 싶은 전시가 많은 것이다. 그 중 가장 다시 보여주고 싶은 전시는 큐레이터가 아닌 작가로서 그녀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이 아닐까 싶다. 최 실장은 “지금의 삶 또한 만족하고 있지만 작가로서의 삶 또한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금 하루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일하고 있어요. 전시 기획과 갤러리 운영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까 계속 작업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었죠. 하지만 이젠 주말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계속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갤러리 운영을 하면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 전시를 직접 기획해서 선보이고 싶어요.” 큐레이터로 또 작가로 앞으로 이뤄갈 꿈이 많은 최 실장은 인터뷰 말미에 “미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를 건넸다. “그림을 어떻게 감상하느냐 질문을 많이 받는데, 심오하게 철학을 알아야만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작품을 봤을 때 가슴에 와 닿는다면 그게 바로 좋은 작품이에요. 솔직히 느끼는 대로 받아들이면 돼요. 전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할 생각이에요. 좋은 전시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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