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에서 '조선 왕실, 잔치를 열다'특별전이 24일(현지시각) 국립중앙박물관장과 국립고궁박물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을 했다. 10워 25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2009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에서 개최했던 '향연과 의례'특별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의 제이 슈 관장이 당시 전시를 관람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했으며, 국립고궁박물관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구성과 규모도 확대됐다.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의 화려하고 장엄한 잔치 문화를 담은 한국 미술의 진수를 선보인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조선의 왕이 된다는 것, 2부 왕실의 행렬과 잔치, 3부 궁중의 여성 권력, 4부 조선 양반 사회의 삶과 축하 의식 등이다. '조선왕실, 잔치를 열다'특별전은 조선시대 왕권의 의미와 정조의 화성으로의 행차와 향연 모습, 궁궐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여성들의 역할과 조선시대 양반들의 유교적 인생관과 출세관을 미국 사회에 생생하게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지닌 유교 국가로, 대단히 품격 있고 장엄한 왕실 문화를 지녔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예(禮)’가 태평성대의 기반이었으므로 관직부임, 생일, 혼인, 장례 등 삶의 중요한 순간들을 기념하기 위한 의식들이 법도에 맞춰 신중하게 진행됐다. 이러한 엄격한 유교적 분위기 속에서도 다채롭고 화려한 궁중 문화와 자유롭고 창의적인 서민 문화를 꽃피웠다. 조선의 잔치 풍경을 통해, 왕에서 평민까지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즐기는 모습과 만민이 화합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별전에는 ‘고종황제 어진’과 정조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탄신 60년이 되는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묘소로 행차하는 모습을 그린 45미터 길이의 ‘화성원행반차도(華城園幸班次圖)’선보여 압권을 이룬다. 헌종의 재위 14년 되던 해인 1848년에 할머니인 순원왕후의 60세 생일과 어머니인 신정왕후의 41세 생일을 기념하여 창덕궁에서 거행한 잔치 모습을 묘사한 ‘무신년진찬도’, 선비가 과거에 급제해서 처음으로 벼슬길에 나아가는 장면을 그린 ‘평생도’ 가운데 ‘삼일유가(三日遊街)’ 등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 뿐 아니라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삼성미술관 리움, 고려대학교박물관, 동아대학교박물관,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한국자수박물관 등 총 10개 기관으로부터 회화·서적·공예품·가구·복식 등 총 110 여점의 유물이 출품된다. 왕진오 기자